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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중국ㆍ대만ㆍ싱가폴 수사협조 요청한 경찰…린사모 자금 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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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닫은 강남 클럽 '버닝썬' 입구. [사진=연합뉴스]

문을 닫은 강남 클럽 '버닝썬' 입구. [사진=연합뉴스]

클럽 버닝썬의 자금 출처를 수사 중인 경찰이 중국 공안 등에 수사 협조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4일 “인터폴을 통해 중국‧대만‧홍콩‧싱가폴 등에 ‘조직범죄단체 중 한국과 관련된 정보가 있으면 제공해달라’고 수사 협조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버닝썬의 자금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포착한 경찰이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클럽 버닝썬은 승리‧전원산업등과 함께 대만 투자자로 알려진 린사모가 초기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세워졌다. 린사모는 현재 버닝썬의 지분 20%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일 대만 주간지인 징저우칸(鏡週刊)은 베일 속에 감춰진 린사모의 남편이 대만 중부 타이중의 도박계 거물인 위궈주(于國柱)라는 인물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주간지는 린사모로 알려진 ‘위 사모’가 유명 브랜드의 VVIP 고객으로 6개월 동안 6000만 대만달러(약 22억 1000만원)의 샤넬 제품을 구매해 파리 패션쇼에 초청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버닝썬이 중국‧홍콩 등을 거점으로 하는 범죄조직 ‘삼합회’와 연루됐다는 설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번 수사 협조요청은 린사모, 삼합회 등에 대한 의혹 확인 차원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린사모 측근’, 중국으로 돈 보냈나

승리(왼쪽), 린사모 추정 여성 [넥스트매거진 캡처=연합뉴스]

승리(왼쪽), 린사모 추정 여성 [넥스트매거진 캡처=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29일 ‘린사모의 한국 가이드’로 알려진 안모씨를 횡령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안씨가 관리하던 대포통장 다수를 확인하고, 그중 소유주 5명을 불러 조사해왔다. 경찰은 안씨가 가짜로 버닝썬 MD를 고용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허위 월급’ 명목으로 현금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안씨는 직접 본인 명의의 통장을 이용하기도 하고, 다른 통장들도 관리‧수금하는 중간책이었다고 한다.

안씨는 버닝썬의 ‘큰손’ 이었던 린사모가 클럽에서 거액을 카드로 결제하면, 클럽으로부터 일부를 자신이 관리하는 통장으로 받은 뒤 린사모에게 현금으로 되돌려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이 '허위 월급'을 통해 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세금을 줄이고, 린사모는 현금으로 금전 세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안씨가 린사모에게 현금으로 결제금액 일부를 돌려준 정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린사모도 입건 대상이다. 경찰이 중국 등지와 공조 수사를 시작하면 자금 흐름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버닝썬 이사 2명도 '횡령' 입건

버닝썬 이사인 이문호씨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는 모습. [사진=뉴스1]

버닝썬 이사인 이문호씨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는 모습. [사진=뉴스1]

클럽의 대표이사인 이성현, 이문호씨도 횡령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클럽 쪽에서 돈을 대포통장들로 입금해줬기 때문에 클럽 대표이사 쪽에도 횡령의 책임소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대포통장으로 들어간 금액이 클럽 운영진이나 중국 측으로 빠져나간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경찰은 "자금 흐름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의 수사가 계속되면 그간 버닝썬의 '얼굴마담'으로 알려진데다 지분도 소유하고 있는 승리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현재 승리는 동업자인 유인석(34)씨와 함께 몽키뮤지엄 운영 과정에서 횡령을 한 혐의로 이미 입건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버닝썬의 다른 관계자들도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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