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로 70대 여성 살린 지하철 보안관…의사도 놀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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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근무하는 보안관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쓰러진 70대 여성의 생명을 정확한 심폐소생술로 구해냈다고 31일 SBS가 보도했다. [사진 SBS 방송 캡처]

지하철에서 근무하는 보안관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쓰러진 70대 여성의 생명을 정확한 심폐소생술로 구해냈다고 31일 SBS가 보도했다. [사진 SBS 방송 캡처]

지하철 역사에서 근무하는 보안관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쓰러진 70대 여성의 생명을 심폐소생술로 구해냈다. 치료를 맡은 의사도 놀랄 정도로 조치가 침착하고 정확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하철 보안관 정재민 씨는 한 여성이 화장실 문 앞에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 급히 뛰어와 의식이 있는지 살폈다. 다른 역무원이 119에 신고를 하는 동안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그 사이 다른 직원은 50여m 떨어진 곳에서 자동심장충격기를 가져왔다. 몇 차례 심폐소생술 끝에 여성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쓰러진 여성은 과거 암 수술을 받은 데다 심근병증까지 앓고 있어 조금만 조치가 늦었어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씨의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로 인해 목숨을 구했다. 실제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특별히 추가 조치를 할 게 없을 정도였다고 SBS는 전했다.

당시 출동대원이었던 고성배 은평소방서 현장대응단은 SBS에 "정 보안관님이 적절한 심장충격기 사용과 심폐소생술을 해 (도착했을 당시) 환자의 호흡과 맥박이 있는 상황이었고 의식은 회복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정씨의 조치는 전문의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여성의 치료를 맡은 김태훈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렇게 빠르고 정확하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분은 일반인 중에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굉장한 귀인을 만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SBS는 전했다.

정 보안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SBS에 "흔들어 깨웠는데 의식이 없으시고 볼을 코에 가까이 댔는데도 호흡이 전혀 없었다. 솔직히 당황하긴 했는데 일단 살려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면서 "살아나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내 심정지 환자 발생은 연간 약 3만 건이고 생존율은 8.7%에 불과하다. 하지만 구급대원 도착 전에 먼저 심폐소생술이 이뤄질 경우 생존율은 2배 넘게 늘어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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