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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K팝 열풍, BTS는 어떻게 넘었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29호 23면

BTS: 케이팝의 아이콘

BTS: 케이팝의 아이콘

BTS: 케이팝의 아이콘
안드리안 베슬리 지음
김지연 옮김
a9press

영국 작가 등 비결 분석한 두 권 #“BTS 팬, 한류팬과 다르다” #개인 매력 탐구 vs 전방위 인터뷰 #초점·깊이 달라 독자층 갈릴듯

BTS: 더 리뷰
김영대 지음
RHK

방탄소년단(BTS)은 이제 K팝 아이돌 그룹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하나의 현상이다. 지난해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으로 두 차례 미국 빌보드 정상을 차지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2, 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면서 관련 서적 및 논문도 쏟아져 나왔다. 연주곡집부터 철학서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BTS: 더 리뷰

BTS: 더 리뷰

그중에서도 최근 출간된 두 권의 책이 눈길을 끈다. 하나는 영국 BBC 전기 작가 출신인 안드리안 베슬리가 쓴 『BTS: 케이팝의 아이콘』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시애틀에 살고 있는 음악평론가 김영대씨가 쓴 『BTS: 더 리뷰』다. BTS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비평과 분석의 반경도 넓어진 셈이다. 한국어판과 영어판으로 나온 것도 공통점이다.

두 권 모두 BTS를 앞세웠지만 방향성은 조금 다르다. 전자는 BTS를 K팝의 대표주자로 바라보는 만큼 BTS 못지않게 K팝의 특성을 살펴보는 데 할애한다. K팝이라는 용어 자체가 외부에서 한국 대중음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담긴 만큼 일주일 내내 각기 다른 채널에서 음악방송을 진행하는 한국 사회에서 아이돌이 어떻게 탄생하고 소비되는지부터 차근차근 접근한다.

반면 후자는 BTS가 왜 기존 K팝의 문법에서 벗어난 그룹인지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간 노래·춤·외모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토털 패키지’로 무장한 한국 아이돌이 ‘팩토리 아이돌’로 치부됐다면, 힙합 아이돌을 표방한 BTS가 어떻게 음악을 통해 진정성을 확립해왔는지가 큰 뼈대를 이룬다. K팝의 원류가 된 미국 팝 시장에서 이를 입증함으로써 드라마·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 전반을 추종하는 ‘한류 팬’이 아닌 ‘BTS 팝’을 좋아하는 아미 군단이 생겨나고, 이것이 시장의 확대와 인종의 다변화를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BTS는 기존 K팝을 넘어서는 글로벌 인기를 누린다. 진정성을 내장한 음악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사진 a9press]

BTS는 기존 K팝을 넘어서는 글로벌 인기를 누린다. 진정성을 내장한 음악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사진 a9press]

두 사람 모두 2014년 미국 LA에서 열린 케이콘(KCON)을 중요한 전기로 꼽는 것도 흥미롭다. 2013년 데뷔 이듬해 신인 자격으로 참석한 BTS가 어떻게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놨는지, 해를 거듭할수록 그들의 팬덤이 어떻게 확대돼 갔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을 기점으로 CJ ENM에서 시작한 한류 문화 축제가 어떻게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됐는지 살아있는 증거가 된 셈이다.

두 책 모두 QR코드를 활용해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더 리뷰』는  BTS가 발표한 앨범과 솔로 믹스테이프 등 16장의 디스코그래피를 들으며 읽을 수 있고, 『케이팝의 아이콘』은 ‘방탄 밤’이나 시상식 무대 등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즐길 수 있다.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이 된 시대에 걸맞은 하이퍼텍스트 읽기 방식이다.

BTS에 대한 배경지식에 따라 독서법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초심자라면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탐구하는 전기 『케이팝의 아이콘』이 흥미롭겠지만, 이미 그 매력에 매료된 팬들에게는 모두 아는 내용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더 리뷰』는 BTS의 팬이 아니라면 조금 어려울 수 있다. 빌보드 칼럼니스트 제프 벤저민부터 번역계정 운영자 채명지씨 등 7명의 인터뷰를 통해 구석구석 전방위로 훑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그려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미덕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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