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 “상경계 대신 IT 인력 위주로 뽑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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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진옥동. [뉴스1]

진옥동. [뉴스1]

“진정한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하려면 돈키호테 같은 발상을 해야 합니다. 얼토당토않은 뚱딴지같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자극을 주겠습니다.”

“KB와는 고객 자산 늘리기 경쟁”

진옥동(사진) 신한은행장의 취임 일성은 역시 디지털이었다. 26일 취임식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엉뚱한 주문’ 두 가지를 소개했다. 올해부터 은행원 채용을 상경계가 아닌 정보기술(IT) 인력 위주로 바꾸기로 했다. IT 개발자를 현업부서에 전진 배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진 행장은 “과거엔 상경계 출신을 뽑아서 전환 배치로 IT 인력을 양성했다”며 “이제는 기본 IT 소양을 갖춘 사람을 뽑아 영업사원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발 인력 200~300명이 있으면 한 부서에 모으는 게 아니라 현업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근무 기간 18년의 ‘국제통’인 진 행장은 글로벌 전략을 ‘투트랙’으로 가져가겠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기축통화 지역에서는 한국의 통화가치 변동 위험에 대비해 똘똘한 채널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신흥국에선 가능성 있는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초격차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진 행장이 꼽은 곳은 베트남이다. 그는 “베트남에 더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현지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형태와 규모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리딩뱅크’ 경쟁에 대해선 “숫자로 경쟁하기보다 고객 자산을 늘려주는 진정한 리딩뱅크를 추구한다”는 답을 내놨다. 그는 “은행 문턱이 높았던 1982년(신한은행 설립 연도) 고객에게 인사하고 친절하고 뛰어다녔던 신한은행의 문화를 다시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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