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 영화 ‘택시운전사’ 시청∙유포 적발…단속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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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사진 쇼박스 제공]

영화 '택시운전사'. [사진 쇼박스 제공]

이달 초순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남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친구에게 영상 파일을 건네준 17세 청소년이 적발돼 북한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일본 언론 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해당 청소년이 보고 난 뒤 유포한 한국영화 ‘택시운전사’ 때문에 북한 당국이 당황해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18일 한국 전라남도 광주에서 있었던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다. 민주화를 위해 일반 시민은 물론 어린 학생들까지 독재정권에 맞서는 이야기로 이뤄진 영화다 보니 북한 당국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아시아프레스는 설명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石丸次郞) 대표는 “독재타도와 민주화를 외치며 싸우는 남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영화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몰래 퍼지고 있다는 것에 북한 당국은 충격받았을 것”이라며 “현지 취재 협력자들에 따르면 보안서·보위국의 철저한 수사와 단속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하순에는 양강도 혜산에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남녀 학생 6명이 음란 동영상을 보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 2월 초순 양강도 혜산의 김정숙예술극장 앞에서는 불법 영상물 시청·유포 혐의자 폭로 모임이 진행됐다. 대상자는 총 17명으로 40대 남성과 여성, 20대 대학생, 14세 중학생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에서 중학생까지 외부의 불순 동영상을 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북한 당국이 아무리 철저히 통제해도 정보 유입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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