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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 윤중천 "성접대 피해주장 여성, 김학의 본적도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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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철저한 진상규명' 지시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조사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에 김 전 차관과 함께 찍힌 사람이 자신이라며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A씨와 사건 당사자인 건설업자 윤중천씨 사이의 진술이 엇갈리며 진상규명에 난항이 예상된다.

[단독] 엇갈린 진술, 진상규명 난항 될듯

엇갈린 진술…"동영상 등장 여성 특정 어려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중앙포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중앙포토]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한 것으로 지목된 건설업자 윤중천씨는 최근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네 차례 조사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윤씨는 "(별장 성접대) 동영상에 나온 사람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여성은 김학의 전 차관을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A씨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선 "종교지도자 출신인 B씨를 통해 2008~2009년 사이 A씨를 소개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2013년 경찰의 1차 조사 당시 문제의 '김학의 동영상'은 2006년 7~8월경 찍힌 것으로 추정됐다. 윤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A씨가 윤씨를 알기 전에 이미 동영상에 찍혔다는 말이 된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1·2차 수사팀 관계자들은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등의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동영상 속 여성의 신원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먼저 내세웠다. A씨는 2013년 1차 수사 당시엔 "동영상에 나온 여성은 내가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이듬해 서울중앙지검에 재수사를 요청하며 "동영상에 나온 사람은 내가 맞다"고 번복했다. A씨는 지난 14일 KBS 인터뷰에서 "(당시) 그 사람들의 힘과 권력이 무서워서 뉴스를 보고 너무 놀라 굉장히 불안해 있던 상황"이라고 진술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A씨가 동영상에 나오는 여성이라고 특정하기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윤중천씨가 영상을 본인이 찍은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 윤씨 주장 역시 신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김 전 차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김 전 차관은 진상조사단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건설업자 윤씨, 김학의와 '친분' 인정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환에 불응한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강원 원주의 한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뉴스1]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환에 불응한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강원 원주의 한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뉴스1]

진상조사단은 A씨 문제와는 별개로 김 전 차관의 성접대 및 성폭행 의혹은 실체가 있다고 보고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1·2차 조사에서 윤씨와의 관계를 부인한 김 전 차관과 달리, 윤씨는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김 전 차관과의 '친분'을 인정했다. 윤씨는 김 전 차관과 알고 지내게 된 계기에 대해선 "확실하진 않지만 부부동반 모임을 갖는 등 인연이 있던 검찰 고위직 출신인 C씨를 통해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국회에 출석한 민갑룡 경찰청장도 "(경찰이 입수한) 영상에서 (김 전 차관의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말해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검찰의 과오를 따지는 조직"이라며 "그 과정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분들의 억울함이 같이 밝혀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돌입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과거사진상조사단 "2008년 이전 윤중천과 A씨 만난 것 입증된다"   

◇알려왔습니다 : 기사가 나간 뒤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중앙일보가 '윤중천씨가 2008~2009년 사이 A씨를 소개 받았다'고 보도한 내용과 관련해 "윤씨는 관련 내용을 진상조사단에 진술한 적이 없다"며 "과거 수사 자료 등을 통해 윤씨와 A씨가 2008년 이전에 만났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된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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