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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캄보디아댁' 피아비, 문대통령과 금의환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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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스롱피아비 캄보디아 당구 국가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스롱피아비 캄보디아 당구 국가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남편을 둔 ‘당구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30)가 금의환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방문 행사에 자리를 함께 했다.

한국인 남편 따라 당구장 갔다가 세계 3위 #문대통령 캄보디아 국빈방문 행사 참석 #

문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듀크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가졌다. 피아비는 이 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9년 전 한국인 남편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처음 시작한 당구로 세계적인 선수가 된 피아비 선수에게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격려했다. 피아비는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악수를 나눴다.

피아비는 지난 11일과 12일 프랑스에서 열린 월드 팀트로피 대회에 아시아팀 대표로 출전했다. 우승을 거둔 뒤 고국 캄보디아로 이동해 문 대통령 국빈행사에 참석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캄보디아 최초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최용석 캄보디아 태권도국가대표 감독, 한국-캄보디아 부부 8쌍과 함께 자리했다. 피아비는 15일 경제포럼 행사에 초청돼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김정숙 여사가 14일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당구 캄보디아댁 스롱피아비 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가 14일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당구 캄보디아댁 스롱피아비 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캄보디아 캄퐁참에서 아버지의 감자 농사를 거들던 피아비는 충북 청주에서 인쇄소를 하는 김만식(58)씨와 2010년 결혼했다. 피아비는 2011년 남편 김씨를 따라 당구장에 찾았다가 난생처음 큐를 잡았다. 피아비가 당구에 재능을 보이자 김씨는 “살림은 내가 할 테니 당구를 배워보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했다.

지난해 9월, 피아비는 터키 세계여자스리쿠션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또 11월 아시아 여자스리쿠션선수권에선 우승했다. 현재 그의 랭킹은 국내 1위, 세계 3위다.

지난 1월 캄보디아 현지에서 어린이들을 만나 후원금을 전하고 격려한 스롱 피아비. [피아비 페이스북]

지난 1월 캄보디아 현지에서 어린이들을 만나 후원금을 전하고 격려한 스롱 피아비. [피아비 페이스북]

피아비는 지난 1월 가난한 캄보디아 아이들을 위해 1000원짜리 한국산 구충제 1만개를 사서 나눠주고 돌아왔다. 그의 꿈은 가난한 캄보디아 아이들을 위해 캄보디아에 학교를 짓는 것이다. 상금과 후원금을 차곡차곡 모아 최근 캄퐁톰에 학교 부지 1헥타르(약 3000평)를 매입했다.

피아비의 드라마틱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현재 사는 한국은 물론, 고향인 캄보디아에서까지 관심이 쏟아졌다. 한국 TV에 출연하고 양국에서 후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피아비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한국인 남편 김만식씨. [피아비 제공]

피아비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한국인 남편 김만식씨. [피아비 제공]

피아비는 지난달 16일 국내 캄보디아 이주여성을 위한 강연에서 “전 캄보디아에서 의사의 꿈이 있었지만, 7학년을 졸업하고 이유도 모른 채 학업을 중단한채 논밭에 나가 일을 해야했습니다. 그러다 21살에 좋은 한국인 남편을 만나 당구를 시작하면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캄보디아는 가난 탓에 꿈이 있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지만, 적어도 내게 한국은 뭐든 목표하고 노력하면 다 이룰 수 있는 나라입니다. 저는 교육의 기회를 빼앗겼던 아픔을 분명히 기억합니다. 캄보디아에 학교를 세우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이주여성은 약 13만명으로 그 중 캄보디아 출신은 4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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