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홍영표 연설에 “경제 위기 고민 없다” 일제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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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야 4당은 11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경제의 어려움을 얘기하면서 여전히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한 부분이나,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의 가장 큰 문제점인 북한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점을 전면 부정하는 발언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포용국가를 강조하고 “인상 과정에서 경제 전반을 세밀히 살피지 못한 점도 있다. 조금 더 가다듬고 보완하겠다”면서도 “포용적 성장은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단 소득주도성장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같은 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고통에 대한 반성과 사과 없이 핑계와 변명 그리고 공허한 청사진의 도돌이표로 일관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하자 ‘포용국가’로 말을 바꿨지만, 본질은 세금 퍼주기 복지 확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제조업 르네상스’, ‘일터혁신’ 등 듣기에 좋은 말들만 늘어놓았다”며 “그렇게 좋은 말들이 쏟아지는 데도 왜 우리 경제는 가라앉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고 자화자찬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줄곧 당리당략을 내세워오며 보이콧을 했던 민주당의 홍 원내대표가 ‘당리당략을 넘어 국익을 생각하자’는 느닷없는 돌변 제안을 했는데 과거의 태도와 달라진 것은 환영하지만 국민 앞에 진정성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포용성장을 얘기하면서 연구개발과 규제완화 등 성장전략에 방점을 찍었다”며 “이는 이전 정부와 다르지 않은 접근으로, 또다시 실패가 예정된 절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홍 원내대표는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밝히면서도 그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법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노동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사회적 대타협에 대한 진정성도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날 홍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지만 5ㆍ18 폄훼 발언, 가짜뉴스 등이 언급되자 한국당 의석에서 “내로남불”, “누가 할 소리를 하고 있느냐”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홍 원내대표는 5ㆍ18 폄훼 발언, 최순실 태블릿 조작 가짜뉴스 ‘선동’ 등을 열거하면서 “가짜뉴스로 진실을 왜곡하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정치냐”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비토크라시’(Vetocracyㆍ거부민주주의)라는 표현도 나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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