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시설 대형가전 제품 관리 부실, 화재발생 위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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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탭 먼지 누적 위험사례 [한국소비자원}

멀티탭 먼지 누적 위험사례 [한국소비자원}

노인 요양시설에 비치된 대형가전 제품(냉장고ㆍTVㆍ에어컨)의 관리 상태가 취약해 전기화재 시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동이 불편하고 위험시 대피가 어려운 노인이 다수 모여있는 시설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수도권 소재 노인 요양시설 20개소에 설치된 대형가전 411대를 대상으로 한 전기화재 안전실태조사에서 239대(58.2%)가 별도의 안전점검 없이 권장사용 기간을 초과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발표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TV 설치 위험 위험사례        [한국소비자원]

TV 설치 위험 위험사례 [한국소비자원]

관리하지 않고 장기간 사용한 가전제품은 내구성이 저하되고 성능 저하로 자칫 전기화재 원인이 될 수 있다. 노인 요양시설에 설치ㆍ사용하는 가전제품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사용조건이 나쁘다. TV는 늘 켜진 상태인 경우가 많고, 빨래가 많은 노인 시설 특성상 세탁기를 가동하는 횟수가 많다. 보다 꼼꼼한 관리와 점검이 필요한데도 대부분 지침이 없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요양시설에 설치ㆍ사용되는 대형가전 제품 관리의 주된 문제점으로 ^에어컨 등의 문어발식 배선 사용 ^ 불안전한 TV 설치 ^ 냉장고 방열판에 내부 먼지 축적 등이 지적됐다. 김치냉장고 콘센트 접촉부에 먼지가 많이 끼어있어 위험한 사례도 잦았다. 20개 시설에 설치된  TV 137대 중 9개소의 12대(8.8%)는 멀티탭에 다양한 전기제품과 함께 연결해 사용하고 있었다. 20개 시설 중 9개소의 TV 137대 중 11대(8%)의 내부에선 먼지가 발견되면서 화재 위험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노인 시설 냉장고는 권장 사용 연수(7~9년)를 초과한 제품이 다수였다. 20개 시설 냉장고 56대 중 18개소(90.0%) 48대(85.7%)가 사용 기간을 초과한 제품이었다. 냉장고를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방열판 등에 축적된 먼지와 습기가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에 노인 요양시설 가전제품 안전관리 매뉴얼 마련하고 노인 요양시설 가전제품 안전점검과 평가기준 마련 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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