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 사면초가 트럼프…공화당마저 등 돌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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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빈손 귀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문제로 다시 한번 사면초가에 빠졌다.

특검보고서에 러시아 내통 의혹 밝혀질까 #의혹 규명될 경우 정치 타격 불가피 #공화당 이탈 표로 국경장벽 계획도 '흔들' #

가장 큰 악재는 20개월 넘게 수사가 진행된 뮬러 특검 보고서다. 뮬러 특검이 곧 법무장관에게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고서에 자신의 러시아 내통 의혹이 상세히 규명될 경우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올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보수정치행동회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보수정치행동회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특검 보고서는 지난주 법무장관에게 제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미국을 비우는 시기임이 고려됐는지 실제 제출되지는 않았다. 미 언론들은 조만간 제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그의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은 지난달 28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와중에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트럼프 대통령과 성매매를 맺은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돈을 지불한 의혹 등에 대해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러시아 스캔들로 민주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핵심 공약인 국경장벽 건설 계획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강행한 국가비상사태를 막겠다는 결의안은 하원의 문턱을 넘은 데 이어 자칫하면 상원에서도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공화당이 우세하지만,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재로썬 높다.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상원의원은 지난 2일 한 대학 강연에서 "대통령에게 의회의 책정 없이 돈을 쓰는 권한을 주는 데 표를 줄 수 없다"면서 "국경 경비에 돈이 더 필요할 수 있지만 의회가 재가하지 않은 돈을 쓰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폴 의원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가비상사태 저지 결의안에 찬성의 뜻을 밝힌 4번째 공화당 상원의원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을 점하고 있어 4명이 이탈할 경우 저지 결의안 통과가 유력하다.

로이터통신은 "(국가비상사태 저지 결의안 표결 시)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넘어설 수 있는 3분의 2의 찬성까지에는 이르지 못하겠지만 여당인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과반으로) 통과되면 대통령이 곤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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