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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식으로는 시진핑을 이길 수 없는 이유 3가지

중앙일보

입력

미국과 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30, 31 양일간 워싱턴에서 무역전쟁 '종전 협상'을 갖는다. 협상이 타결돼 휴전 상태를 끝낼 수 있을지에 세계 관심이 모아진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무역전쟁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한다. 경제적으로 허약한 중국이 미국의 전방위 압력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 일각에서는 '지금 트럼프 방식으로는 시진핑을 이길 수 없다'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을 정리해본다. 균형적인 시각을 갖자는 차원이다.

[출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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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트럼프의 '거래'식 접근은 성공할 것인가?

중국은 이번 위기를 일단 피하기 위해 양보할 준비가 되어있다. 트럼프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미국 제품을 많이 수입할 수도 있다. 거래의 미끼다. 그동안 트럼프가 보여온 국제 문제 해결 방식으로 볼 때, 좋아라하고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 승리를 선포하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푼다. 트럼프식 접근은 '중국의 헤게모니 도전을 철저히 응징하겠다'는 차원의 미국의 전통적 슈퍼퍼워 해결책을 망가뜨릴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을 능가하는 사회주의 강국으로 성장하겠다는 '중국몽' 행보는 지속될 것이다. 단지 다소 시간이 늦춰질 뿐이다. 마오쩌둥의 전법 그대로 적이 진군해 들어오니 우리는 일단 퇴각할 뿐이다(敌进我退).

트럼프는 중국과 놀라울만한 딜(great deal)을 성사시키려 할 것이다. 이로 인해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다음 선거용 카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자리 감소는 중국이 아닌 자동화가 더 큰 이유다. 공장이 돌아온다고 일자리가 느는 시대는 갔다. 서비스가 일자리를 창출한다.   

- 제프리 삭스 콜롬비아 대학 지속가능발전 센터 소장.

[출처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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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중국은 소련이나 일본처럼 제재에 무너질 것인가?

트럼프의 대중국 압박은 냉전식이다. 동맹을 끌어들여 중국을 봉쇄하고, 중국 기업을 국제 분업체계에서 몰아내려 하고 있다. 소련과 일본에 했던 그대로다. 그러나 중국은 소련이 아니고, 일본도 아니다.

소련과는 달리 중국은 미국 경제와 너무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공멸할 수 있다. 애플이 타격을 받는 등 중국에 대한 제재가 이미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했지만, 중국은 안보적으로 미국과 별개다. 일본이야 '미국을 자칫 잘못 건드리면 경제가 파멸할 수 있다'라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혔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봉쇄와 압박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2000억 달러 보복 관세의 대상 품목은 주로 중간재에 집중돼 있다. 미국 수입품의 50~60%가 중간재인데 추가 관세로 생산 단가를 올려봤자 미국 제품의 경쟁력만 떨어질 뿐이다. 그 정도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는 긴밀해졌다.

- 로버트 졸릭(Robert Zolic) 전 세계은행 총재

[출처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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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미국의 '시장'은 중국의 '국가'를 능가할 것인가?

시진핑의 중국은 위기가 닥치면 국가가 전면에 나선다. 국가가 자원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하고, 동원한다. 8000만 엘리트로 구성된 당 권력은 선전을 통해 민의를 모으고, 일사불란하게 외부 침입에 대응한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재임 여부가 결정되는 미국의 트럼프는 시장의 눈치를 봐야 할 처지다. 단기적 이득에 만족할 수 있다.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전쟁을 중단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지구전을 준비하고 있는 시진핑에게 당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은 일대일로 등 독특한 국제 투자 이니셔티브를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구매력평가 GDP(2017년)는 19조4000억 달러, 23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 저축률은 각각 18%, 48%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 투자 여력(국가 저축)을 환산하면 미국이 3조5000억 달러, 중국이 11조달러로 큰 차이를 보인다. 중국이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더 크다는 얘기다.

-Fatih Oktay, "3 Reasons Why Trump Can't Win a Trade War With China", The Diplomat, 2018. 12. 28

[출처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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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니에 IMD 동남아 오세아니아 센터 소장은 그의 칼럼에서 이렇게 말한다.

미국의 정치 시스템은 견제와 균형이 잘 되어있다. 그러나 자신의 신념에 따라 매우 독특하게 행동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The American political system is relatively mature with checks and balances, but with a president who often acts uniquely based on his own beliefs regarding complex issues, almost anything is possible.

모두 편향된 주장일 수 있다. 그들의 분석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측면도 있구나'라는 점에서는 한 번 생각해볼 만한 주장들이다. 모든 건 시간이 말해줄테니 말이다.

차이나랩 한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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