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마저 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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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큰덩어리는 매물이 없어 거래가 한산하지만 별장·전원주택부지등 소규모 토지거래는 활발한 편.
국도변의 규모 큰 노른자위땅은 투기붐이 일었던 지난해 가을에 이미 서울 등 외지투기꾼들이 싹쓸이 매입한데다 남은것도 토지주들이 앞으로 값이 더 오를 것을 기대,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
특히 경기도구간 경춘고속화도로는 81년 가평의 빚고개 4·7km가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8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완공됐기 때문에 이미 상당수 거래가 이루어져 매물이 크게 부족한 형편이다.
이 때문에 별장이나 주말농장주택으로 개축을 노려 밭돼기를 끼고 있는 농가주택은 부르는게 값이지만 없어서 못살 정도로 매입경쟁이 치열하다.
춘성군신동면팔매리 도로변에 있는 건평 27평짜리 농가주택의 경우 지난해 가을 밭 3백여평과 함께 2천4백만원에 서울사람이 사들여 밭에 정원을 꾸민뒤 요즘 1억원에 내놓아 흥정이 오가고 있다.
주민 김모씨(63·춘성군서면안보1리) 는 『최근 몇달새 서울의 부동산업자는 물론 오가는 관광객들도 하루 10여명씩 찾아와 국도변의 농가주택을 팔라고 조른다』며 『대부분이 명함을 건네주고 연락을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투자열기 속에 시·군 민원실은 토지관련 민원인들로 연일 초만원.
춘성군의 경우 올들어 5월말현재 부동산 관인계약서검인수는 7백7건에 3백64만2천평으로 지난한해 1천5백77건 6백58만1천평의 절반수준을 넘고 있으며 춘천시도 5월말 현재 지난해 4백90건 38만2천5백평의 60%를 넘보는 2백72건 20만2천7백평에 달하고 있다.
가평군도 지난 1월에 4백55건 7백67필지에 불과했던 검인계약서 발급이 3월에 7백72건 1천2백35필지, 4월은 1천34건 1천6백20필지, 5월은 1천4백80건 2천1백25필지로 4개월새 3배이상 늘어났다. 또 토지임야대장 발급은 지난 1월 1천6백23건 6천3백8장에서 4월은 2천2백20건 8천5백95장, 5월은 2천2백73건 1만5백67장, 이달 들어서는 l6일 현재 1천1백21건에 1만2천5백42장으로 급증했다.
가평군 지적계 이홍귀씨(40)는 『경춘국도개통이전인 올4월부터 토지관련 민원인이 하루 최고 1백50명씩 몰리고 있다』며 『민원인중엔 특히 서울·경기지방의 전문부동산업자들이 많은것 같다』고 했다.
춘성·가평지역은 토지거래신고지역이나 전문투기꾼들은 거의 모든 토지거래를 신고없이 서울에서 은밀히 거래 알선한다는게 현지 주민들의 귀뜀.
특히 투기꾼과 서울 부유층들은 농가주택을 낀 농지를 사면 실경작 농민이 아니기 때문에 등기이전이 불가능하자 현지농민명의를 빌리거나 원주민명의로 놔둔채 가압류한뒤 농가주택을 개조, 별장으로 꾸미는 편법을 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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