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라시아 어디서나 서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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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 남성들이 업무·여행·전쟁을 위해 거쳐간 아시아 곳곳에 미아 혼헐아 「아메라시안」들이 오랜 기간 「잊혀진 자녀」로 비애와 냉대속에 살고 있으나 이들의 미래는 여전히 비관적이다.
이들 아메라시안이 가장 많은 곳은 베트남(1만2천명) 한국 (8백명)이다.
미국의 노래 가사에「먼지의 아이들」로 불리는 아메라시안들은 미국의 아버지 곁으로 가고 싶어하나 법적 규제등 여러가지 이유로 쉽사리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각 기관이나 정부의 복잡한 관료주의 절차에 묶여버리거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국에 도착해도 아버지를 찾지 못하기 일쑤다. 또 많은 아메라시안들은 미국항을 희망하는 것으로 끝나기도 한다.
한국의 아메라시안들은 무엇보다도 미국인 아버지의 실재 여부를 입증해야하고 확인이 되더라도 미국내 영주는 몇년씩 기다려야한다.
베트남의 아메라시안들은 미·베트남 국교가 없어 더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미의회가 지난 82년 미국인의 아들·딸들에게 이민특혜를 부여하는 아메라시안법을 통과시켰으나 이들은 외교관계가 없어 제외되고 있다.
미의회에서 87년 제정된 「아메라시안입국법」은 베트남 츨신 아메라시안의 이민절차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오는 90년3월31일까지 아메라시안과 그의 어머니·배우자·자녀등 직계가족의 베트남 츨국을 완료토록 시한을 정해놓고 있다.
이들 베트남 아메라시안 직계가족 3만명이 이시한을 지키기위해 애쓰고있으나 한정된 비행기편, 중계지인 필리핀내 수용소 수용한계로 미국행이 벽에 부닥치고 있다.
한 베트남 관리는 『미국이 만일 90년까지 이들 아메라시안을 데리고가지 않을 경우 강제로 배에 태워 마닐라로 보내겠다』고 말하고 있어 새로운 강제된 보트 피플의 출현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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