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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중국 공기청정기로 해결?"…해외 직구 판로 넓히는 중국

중앙일보

입력

중국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중앙일보 DB]

중국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중앙일보 DB]

국내 한 대형 인터넷 쇼핑몰 해외 직구(직접구매) 코너에 들어가면 중국 샤오미 공기청정기를 13만5000원(미에어2S)에 살 수 있다. 배송기간 2주일을 기다려야 하지만, 20만원이 넘는 동급 국내 제품에 비하면 가격 부담이 적다. 이런 이유로 중국산 공기청정기를 해외 직구하는 소비자도 급격히 늘었다. 관세청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산 공기청정기 해외 직구 건수는 총 29만1000건으로 직전 연도 대비 190% 증가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 오염을 중국산 공기청정기로 정화할 만큼 중국과의 해외 직구 거래가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해외 직구로 한국 제품 많이 사는 나라 1위 

중국이 해외 직구 시장의 핵심 교역국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가장 많은 제품(금액 기준)을 수출한 나라는 중국(점유율 32.8%)이었다. 1000만 달러(112억원) 이상을 수출한 5개국(중국·일본·대만·미국·싱가포르) 중에서도 중국은 수출 증가율(건수 기준)이 가장 높은 나라(73%)로 꼽혔다. 지난해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해빙기를 맞으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 제품 수입이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의 중국산 제품 직구 비중도 급증했다. 중국산 제품의 전자상거래 수입품 점유율(금액 기준)은 2016년 9.2%에서 지난해 16.9%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미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64.9%에서 53.3%로 줄었다. 중국은 한국 소비자의 해외 직구 1위 국가인 미국과의 격차를 계속해서 좁혀 나가고 있다.

한국 소비자의 중국산 공기청정기·청소기 직구도 급증

특히 한국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전자제품 해외 직구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수입한 중국산 전자제품만 215만건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공기청정기(29만1000건) 190%, 무선진공청소기(23만건)는 28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욱 관세청 통관기획과장은 "한·중 전자상거래 수출입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데는 지리적으로 가까워 해운 물류비가 많이 들지 않는 점도 한몫한다"고 설명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체 전자상거래 수출입 실적도 크게 늘었다. 총 수출입 금액은 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일반 수출입 금액 증가율(8.3%)의 3배가 넘는 속도다. 수출 효자 품목은 의류·화장품·신발·가방 등이었고, 국내 소비자는 주로 건강기능식품·의류·전자제품 등을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전자상거래에 맞는 통관 시스템 갖출 것"

관세청은 전자상거래 수출입 규모가 늘어나는 데 발맞춰 통관 시스템 개편 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음 달 관세청장 주제로 전자상거래 수출입 업체, 소비자 등과 간담회를 한 뒤 '전자상거래 수출입 발전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 과장은 "전자상거래에선 수시로 주문을 취소하거나 정정하는 일이 발생하지만 일반 수출입 거래와 같은 잣대로 수출입 서류를 징구하면, 거래 자체가 일어나기 어렵다"며 "해외 직구·역직구 시장 특성에 맞게 제도를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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