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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다 뒤집히고 감옥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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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다 뒤집히고 감옥 간다"는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공 의원은 27일 국회 국방위에서 김정일 방위사업청장과의 대화 중에 이런 말을 했다. 공 의원은 배기찬 동북아시대위원회 비서관의 저서로 노무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 등에게 읽기를 권했던 '코리아 기로에 서다'를 거론하며 "지나친 자주에 대한 강조는 나라를 망하게 했다는 게 배 비서관의 지적"이라며 "자주 국방만 강조하면 오히려 틈새시장을 놓칠 수 있다"고 했다.

공 의원은 "T/A 50(초음속 고등훈련기)을 개량해 F-16 같은 것을 만드는 게 낫다"며 "굳이 미국이 만들고 있는 F-35, F-45(차세대 전투기) 같은 걸 만들겠다는 건 대통령이 권하는 '코리아 기로에 서다'란 책의 요지와는 다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방위사업청장의 철학과 조직의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안 그러고 나중에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다 뒤집힌다. 다 감옥소 가고…. 예를 들면 그런 사건이 많이 있었다. 특히 이 문제는 수조원이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라고 문제의 발언을 했다. 공 의원은 이에 앞서서도 "의사 결정 구조가 획일적으로 단선화되면 자칫하면 감옥에 갈 수 있는 개연성이 많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감옥'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열린우리당은 발끈했다. 양기대 수석 부대변인은 "공 의원이 국방 관련 사업 담당자들을 마치 잠재적 범법자로 몰아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오만함에 놀라울 따름"이라며 "5.31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벌써 집권이나 한 듯한 한나라당의 분위기를 대변한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낳자 공 의원은 "엄청난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허술하게 하면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승욱 기자

◆ 공성진(53) 의원은=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된 한양대 교수(정치철학.미래학 전공) 출신의 초선 의원.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자문교수단을 이끌었다. 17대 국회 전반기에 당 제1 정책조정위원장과 국회 정보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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