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 30년 … "팬클럽 덕분이죠" 7월 콘서트 여는 산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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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30주년 콘서트 제작발표회장의 산울림. 왼쪽부터 김창훈·창완·창익씨. 최승식 기자.

한국산 30살짜리 장수 밴드가 탄생했다. 김창완(52).창훈(50).창익(48) 삼형제로 구성된 그룹 산울림이 1977년 '아니 벌써'로 세상의 아침을 깨운 지 30년째. '나 어떡해''개구장이''꼬마야''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등 숱한 명곡으로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산울림이 다음달 5.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30주년 기념 콘서트(02-522-9933)를 연다. 콘서트를 일주일 앞둔 28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삼형제를 만났다.

"30년 장수 밴드를 만든 건 팬클럽입니다."(창훈)

삼형제는 모든 공을 팬클럽에게 돌렸다. 산울림이 실제로 활동한 기간은 3년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연예인으로, 사업가로, 회사원으로 각자의 길을 걸었다. 1997년 결성된 '개구장이'와 2003년 생긴 '산울림매니아' 등 양대 팬클럽이 '산울림 지키기 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산울림의 음원을 디지털화하는 등 모든 자료를 정리했다. 결국 산울림은 1997년 13집을 내면서 팬클럽의 후원으로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었고, 지난해에도 8년의 공백을 딛고 콘서트를 열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해 무대 위에서 '되는구나, 한번 만들어보자'는 자신감을 얻었어요."(창익)

삼형제는 8년 만에 산울림 곡 작업을 시작했다. 맏이는 서울, 둘째는 미국, 막내는 캐나다에 떨어져 있었지만 각자 자리에서 음악에 충실했다.

"다시 음악을 시작하니 우애가 더 돈독해지더군요. 남들은 얼마나 우애가 좋으면 30년간 음악을 함께 하냐고 묻지만, 실은 음악 덕분에 30년 우애를 지킬 수 있었던 겁니다."(창완)

신곡은 15곡가량 만들었다. 음반이 아닌 디지털로 바뀌어버린 시장이 낯설어 아직 발매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일단 이번 무대에서 2~3곡가량의 신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데뷔할 때만 해도 30년이나 가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30주년이란 대역사를 이루기 위해 첫 울음 소리가 컸던 게 아닌가 싶네요. 이제는 세대를 넘어서는 좋은 음악을 남겨 후배 음악인에게 귀감이 되고 싶어요."(창완)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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