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충남·경북 농촌지역 흙산성화 "위험수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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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경기·경북도 일부 지역의 토양산성화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요망되고 있다.
환경청이 자연생태계 전국 조사 3차연도인 88년 경기·충남·경북도 전지역 토양을 대상으로 산성도를 조사,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양주군광적면석우리의 경우 최저 pH2·9를 기록, 충남의 최저치인 pH5.2(대덕군산내면이사리)에 비해 1백배가 넘는 강산성토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별로 나타난 산성도는 연천군이 평균pH3·98로 가장 낮았고 다음이 김포군으로 pH4.3이었는데, 특히 18개군중 3분의1인 6개군이 pH5.0이하의 아주 강한 산성토양으로 분석됐다.
한편 충남의 경우 17개군의 평균산성도는 PH6.4∼6.9를 기록, 중성에 가까운 토양으로 밝혀져 큰 문제는 없으나 경북의 경우 전체평균 산성도는pH 5·4였으며 가장 낮은곳은 청도군각북면 일부지역으로 pH3.5의 강산성토양으로 측정됐다.
산성토양이란 pH(수소이온농도)값이 7이하인 토양으로 산성도를 나타낼 때 pH의 수치가 낮을수록 강산성이며 일반적으로 1씩 내려갈 때마다 10배, 1백배, 1천배씩 산도가 높아진다. 7은 중성이며 그이상 높아질수록 강한 알칼리성을 나타낸다.
조사에 참여한 동국대 이민웅교수(농생물학과)는『토양중 양분의 유효도를 생각할때 pH6.5∼7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이교수에 따르면 토양속에는 현재 분리된 세균종류만도 1백종이 넘으며 토양이 산성화함에 따라 유기물 분해세균의 수가 감소, 토양의 물질분해력이 떨어지므로 농작물등이 영양분을 섭취하기 어러워진다는 것.
또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계 파괴로 토양의 강산성화는 수질의 산성화도 초래,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문제가 생기므로 환경을 파괴하기도 한다고 이교수는 지적했다.
토양이 산성화하는 원인에 대해 이교수는 『자연적인 원인도 있지만 그보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너무 과다하게 쓰는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농림수산부에 따르면 87년의 경우 경기지역에 사용된 비료는 경지면적 28만2천1백92ha에 총8만3천3백92t으로 1ha당 2백96ha씩 뿌려진 셈.
한편 환경청에 따르면 87년 전국의 농약 출하량은 2만3천2백29t으로 이는 77년의 9천4백43t에 비해 2.5배나 늘어난 수치.
이교수는 『농약·비료의 질소·유황성분등이 토양의 물과 반응해 질산이나 황산이 되고 이들의 해리(화합물의 분해현상)로 수소이온농도가 높아져 산성화한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임수길교수(농화학과)는 『토양의 pH가 6.5∼7일때 식물이 가장 왕성히 영양분을 섭취한다』고 말했다.
임교수에 따르면 벼나 밭벼처럼 산성토양에 강한 작물도 있으나 보리·고추처럼 아주 약한 작물도 있어 대부분 작물은 대체로 pH6.5정도의 토양이 가장 적당하다는 것.
임교수는 또 『강산성화한 토양을 중성으로 끌어올리려면 화학비료나 농약의 사용을 줄이고 비료는 퇴비를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부득이 화학비료를 써야할 경우 중성이나 염기성 비료를 써야한다는 것.
그밖에 『탄산석회·탄산마그네슘등 화학물질을 이용해 중성으로 만들수도 있다』고 임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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