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어쩔 수 없었다’ 질문에 황교안 ‘X’·오세훈 ‘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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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왼쪽) 후보와 오세훈 후보. [사진 JTBC·TV조선 방송 캡처]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왼쪽) 후보와 오세훈 후보. [사진 JTBC·TV조선 방송 캡처]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 후보가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세훈 후보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동의 여부가 경선 쟁점으로 떠올랐다.

황 후보는 이날 TV조선 주최로 70분간 진행된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절차적 문제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엑스(O·X)로 풀어보는 정치 현안’ 순서 중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란 질문에 ‘아니다’(X) 팻말을 들고 한 답변이다.

황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게 입증되지 않았다. 탄핵 타당성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중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있었다”라고도 했다.

김진태 후보도 “탄핵을 인정하는 것은 스스로 국정농단 세력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황 후보와 뜻을 같이했다.

반면 오 후보는 “이미 헌재의 판결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이유가 밝혀졌다”며 두 후보와 입장을 달리했다. 오 후보는 “국민 여러분이 다 보고 알고 있는데 굳이 그걸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건 사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입장을 한국당이 견지해야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황 후보는 ‘헌재의 결정을 부인하는 것이냐’는 오 후보 질문에 “기본적으론 헌재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황 후보는 “(개인) 의견을 물었기 때문에 그렇게 답한 것”이라며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황 후보는 토론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확히 밝혀달라’는 추가 질문에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다면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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