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규제로 문 닫을 뻔한 원조 핀테크 회생기회 얻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9.02.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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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홍성남

홍성남

금융위원회의 ‘불법 카드깡’ 법령해석으로 폐업 직전 위기에 몰린 한 핀테크 스타트업에 사업을 추진할 기회가 마련됐다(중앙일보 2019년 1월 4일자, 2면). 신용카드로 충전한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신용카드 대금 결제에 활용하는 서비스에 대해 지난 14일 금융위원회가 ‘허용한다’고 판단한 덕분이다. “최근 규제 샌드박스 등 규제혁신 관련법이 통과됐고 규제혁신의 중요성에 여론이 모이면서 규제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점이 변화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미 있는 규제개혁 결과가 나왔으니 이제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된 거죠.”

‘불법 카드깡’ 몰렸던 팍스모네
금융위서 서비스 허용 새 판단

홍성남(사진) 팍스모네 대표는 “몇 년 전 행정부처 담당자와 만났을 때는 생각을 전달하기도 쉽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규제 샌드박스 등 규제혁신 입법이 이루어진 후 규제에 대한 공무원들의 생각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2007년 신용카드를 활용한 P2P(개인간) 지급결제시스템을 개발했다. 신용카드로 ‘가상의 돈’을 충전하고 원하는 상대에게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10만원을 상대방에게 보내면, 상대방은 월말 카드결제 금액에서 1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금만 결제하면 된다. 홍 대표는 개인 간 경조사비 결제나 ‘더치페이(각자 계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금융위의 법령해석이 발목을 잡았다. 2016년 금융위는 홍 대표의 기술이 불법 카드깡이라고 해석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용카드사가 사용자에게 직접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면 신용카드사도 가맹점의 지위를 갖게 되는데, 여신법상 가맹점은 물품이나 서비스 제공 없이 신용카드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2년 전 태도와 다른 금융위의 전향적인 해석에는 최근 산업 전방위적으로 불고 있는 규제개혁 바람과 무관하지 않다. 핀테크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내용이 포함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규제 샌드박스는 혁신 경제의 실험장”이라고 발언하는 등 연일 규제혁신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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