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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결제망 전면 개방, 이용료 인하”…'날개' 단 핀테크

중앙일보

입력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금융혁신을 위한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금융혁신을 위한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금융위원회]

올해 은행들의 전유물인 금융결제망이 전면적으로 개방하고 결제시스템 이용료도 10분의 1수준으로 대폭 낮춰진다. 네이버페이ㆍ토스 등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FinTech, 금융+기술) 업체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지주사 회장ㆍ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금융결제망을 핀테크 기업과 은행 간에 전면 개방해 국민이 간편 앱 하나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는 금융결제망을 핀테크 기업에 단계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먼저 올해 공동 결제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핀테크 기업이 일일이 개별 은행과 제휴를 맺지 않고도 참여 은행들의 공동 오픈 API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은행의 자금 이체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오픈 뱅킹 활성화다.

금융위가 지난 2016년 16개 은행의 계좌 조회, 이체 기능을 등을 묶어 은행권 공동 API를 구축했다. 하지만 소형 핀테크 업체에만 개방한 데다 이용료가 건당 400~500원 수준으로 비싸 활성화되지 못했다. 네이버페이ㆍ카카오페이 등 주요 간편 결제 업체는 은행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펌뱅킹을 이용했다.

이번 개선안으로 모든 핀테크 결제사업자는 편리하게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용료도 현행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인하한다. 최 위원장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글로벌 수준을 고려해 이용료를 낮추는 데 (은행들이) 대승적으로 합의를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핀테크 결제사업자에게 은행 등 금융회사와 같이 오픈뱅킹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급결제 계좌 발급ㆍ관리 업무가 가능하고 충분한 건전성과 전산 역량을 갖춘 사업자가 오픈 뱅킹 참가를 희망할 경우 자격 요건을 따져 선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금융위는 오픈뱅킹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은행결제망 제공 의무화, 수수료 차별을 금지하는 등의 법 제도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올해 공동 결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실무협의회도 추진한다.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전산ㆍ보안 요건, 구체적인 이용료, 시행 시기 등 세부 방안을 올해 1분기 내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은행권 중심으로 테스트 시행을 거친 후 시행된다.

최 위원장은 “혁신적인 기업에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글로벌 유니콘(Unicornㆍ창업 10년 내 기업가치 10억 달러), 기업이 나오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며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핀테크 기업은 금융권의 파이를 나누는 대상이 아니라, 파이를 키워줄 우리 금융의 미래”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등이 참석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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