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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 자유학년제 처음 맞는 중1,수학공부는 어떻게?

중앙일보

입력

‘초등학교 7학년’. 시험이 없는 '자유 학년제'로 1년을 보내게 되는 중학교 1학년을 부르는 말이다. 올해부터 서울 237개 중학교에서 자유 학년제가 실시된다. 자유 학년제는 1년 동안 지필 평가를 하지 않고 과정 중심평가만 한다. 교과 시험에 대한 부담 없이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시기이지만 꾸준한 학습 태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기간이기도 하다. 특히 수학의 경우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2학년이 됐을 때 부족한 기초와 어설픈 선행학습 등으로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자유 학년제 동안 효율적인 수학 학습법은 어떤 것일까. 서울사대부여중 김호경 수학교사가 조언했다.

선행학습보다 공부태도 훈련이 우선 #초등 교과 비례단원 복습도 중요

-중학교 1학년 과정의 수학은 어떤 의미가 있나.
“초등학교 수학과 비교해 질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시기다. 본격적으로 문자, 식이 등장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규칙을 잘 익히고 훈련해야 이후의 수학 공부가 수월해진다.”

-배우는 내용이 예전보다 어려워졌나.
“예전보다 오히려 수학교육과정이 양도 줄고 어려운 내용이 많이 삭제됐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중1 첫 단원의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활용 단원에서 굉장히 어려운 문제를 많이 다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학생들이 까다로워하는 일차방정식의 난이도도 조절됐다.”

-구체적인 학습법을 조언해달라.
“우선 초등 6학년 비례 단원을 복습하라. 중학교의 응용문제는 비례 개념을 많이 이용한다. 비례 단원은 조금 어려운 문제도 풀어보면 좋다. 처음부터 어려운 문제집을 풀지 말고 다소 쉬운 문제를 많이 풀어보며 중학교 수학에 대한 적응 훈련을 충분히 해야 한다. 기본기를 다진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실력보다 약간 높은 문제 위주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려운 문제는 2, 3학년 올라가면서 조금씩 늘려도 충분하다.”

-자유 학년제 동안의 수학 학습 습관은.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예습과 복습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날 배울 것을 미리 훑어보면서 지난 시간까지의 내용과 앞으로 배울 내용의 연결고리를 한 번 확인하는 정도, 미리 약간의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대비를 하는 정도면 된다. 선행학습을 하더라도 6개월 이상은 권하지 않는다. 1년 이상을 선행학습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자유 학년제 기간에 학생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
“자유 학년제가 여러 가지 장점이 많지만, 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를 덜 하게 된다. 교육부·교육청에서는 과정 중심평가라든가 다양한 수행평가 등을 이용해서 이를 극복하려 하지만 고등학교의 시험, 나아가서 입시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는 현재 많은 한계를 보이는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미리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과의 실력 차이는.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학생들이 수업 내용과 관련해 많이 질문하고 수업 참여도가 높기도 하다. 과도한 선행학습은 해당 시간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현장에서 20~30년 근무한 선배 교사들에 따르면 요즘 학생의 수학 실력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예전보다 선행학습은 훨씬 더 많이 하고, 특히 어릴 때 수학 공부는 훨씬 더 많이 시키는데 말이다.”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떨어진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양적으로 공부를 안 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자유 학년제뿐 아니라 요즘 중학교 수학 시험은 쉽게 내는 편이고, 경시대회도 많이 없어졌다. 예전보다 학교에서 시험의 부담이 줄어들어서 공부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동시에 공부의 필요성도 예전보다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현실적으로 많은 학생이 선행학습을 하는 상황에서 혼자만 하지 않으면 불리한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확실히 시험 기간에는 선행학습 하지 않은 학생이 조금 더 힘들어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시험 기간에 힘들어하는 것이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선행학습 기간까지 포함해서 긴 시간 동안 여러 번 반복하는 것보다 선행 학습하지 않고 짧은 시간 동안 조금은 힘들지만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선행학습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질적으로 좋은 공부를 충분히 해야 한다.“

-질적으로 좋은 공부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자기 주도적인 학습 태도를 최대한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앉아서 1시간 정도는 공부하면서 버틸 수 있는 정도의 공부 습관 말이다. 수학 학습에 한정시켜 말하자면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바로 해답을 보지 말고 조금 더 생각해보는 습관, 둘째로 잘 모르는 것은 해설에 의존하기보다 교사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습관이다. 교사에게 질문하면 그 문제의 해설뿐 아니라 왜 안 풀리는지에 대한 이유와 연관된 다른 개념까지 배울 수 있다.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은 수학 성적이 많이 오르게 된다. 틀린 문제를 꼼꼼하게 검토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이지은 객원 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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