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석은 이붕의 강력한 정적|인물로 본 중국 권력 투쟁의 실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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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경 AFP=연합】「스탈린」 세대의 마지막 유물인 노령의 중국 공산주의자들은 거미줄처럼 얽힌 정치·혈연 관계를 장악하고 있다.
이번 북경 유혈 참극을 빚은 베일 속의 「계엄 사령부」는 4명의 권력자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중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75세 이상이라고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계엄 사령부」 구성원은 「양상쿤」 (양상곤) 국가 주석 (82), 「리펑」 (이붕) 수상 (61), 「왕전」 (왕진) 부주석 (80), 「보이보」 (박일파) 당 중앙 자문위 부주석 (80) 등 4명이다.
이붕 수상은 이들 노령 권력자에 둘러싸여 젊은 계층의 대변인으로서 자신의 명성을 재확인해왔다. 그러나 이는 「주언라이」 (주은래)의 양자로서, 또 소련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엘리트로서의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정치 역량은 대체적으로 별 볼일 없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로 부각되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당 최고 권력 기구인 5인 정치국 상임위원의 하나인 「차오스」 (교석·67)를 들 수 있다.
정보 및 보안 관계 책임자로 재직하고 있는 교석은 뚱뚱한 외모에 상냥한 성격을 지닌 베일 속의 인물로서 지난 4월l5일 「후야오방」 전 당 총서기의 사망 이후 노출되기 시작한 각 파벌들 사이에서 중재역을 맡아왔다.
그는 또한 중앙 규율 검사위 위원장으로서 주요 당직자들의 비리 리스트를 갖고 있으며 아울러 다루기 힘든 당원들을 자신의 주위에 규합시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이붕과 연대, 「자오쯔양」 (조자양)이 지난달 20일 북경 일원에 내려진 계엄령에 반대한 이유로 권력 2선으로 밀려날 때 조의 반대편에 섰다. 교석은 또한 국내외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있는 이붕 수상의 막강한 정적이 될 수도 있는 인물이다.
한편 양상곤과 왕진은 둘 다 군 출신이다. 양은 장군 출신으로 신강군구 사령관을 지낸 인물이다. 또한 왕진은 자유 성향의 지식인들에 대한 거친 「심문자」로 악명 높은 인물이기도 하다.
중국 지도층을 둘러싼 베일에도 불구하고 주요 요인들은 혈연으로 연결돼 있다. 양의 동생 「양바이빙」 (양백빙)은 총 정치부장으로서 계엄 담당 정치 장교들을 지휘한다. 또한 양의 세째 아들은 이번 북경 학살을 저지른 27군사령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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