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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천산갑, 말레이서 29.8t 사체 냉동된 채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방콕 AP=연합뉴스) 태국 세관은 최근 말레이시아로부터 밀반입 과정에서 적발된 멸종위기 천산갑 136마리와 천산갑 비늘 450㎏을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세관 당국이 방콕 본부에서 언론에 공개한 천산갑.

(방콕 AP=연합뉴스) 태국 세관은 최근 말레이시아로부터 밀반입 과정에서 적발된 멸종위기 천산갑 136마리와 천산갑 비늘 450㎏을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세관 당국이 방콕 본부에서 언론에 공개한 천산갑.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섬에서 무려 29.8t 규모, 840만 링깃(약 23억원)에 해당하는 분량의 천산갑 사체가 냉동된 채 발견됐다.

13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사바 주 경찰 당국은 지난 7일 코타키나발루 시내의 공장과 인근 탐파룰리 지역에 위치한 창고를 급습해 선적용 컨테이너 3개에 나뉘어 실린 1860상자 분량의 냉동된 천산갑 사체를 압수했다.

공장 내 냉장고에선 천산갑 572마리의 사체가 추가로 발견됐고, 곰 발바닥과 과일박쥐의 사체 등도 보관돼 있었다.

경찰은 공장 운영자인 35세 현지인 남성을 보호종 밀매 등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남성은 동물밀매조직의 일원으로 지난 7년간 사바 주 전역을 돌며 밀렵꾼들로부터 희귀동물을 사들여 판매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 냉동 가공된 천산갑 사체가 말레이시아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 여타 국가들로도 팔려나갔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섬에서 천산갑 사체가 냉동된 채 발견됐다. [AFP=연합뉴스]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섬에서 천산갑 사체가 냉동된 채 발견됐다. [AFP=연합뉴스]

천산갑은 세계에서 밀매가 가장 왕성한 동물로 꼽힌다. 비늘과 고기는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한약재와 고급 식재료로 사용된다. 고기는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신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또 비늘은 장신구나 부적, 한약재, 마약류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제조하는 원료 등으로 쓰인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양분하고 있는 보르네오섬에서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천산갑이 흔한 동물이었지만, 무분별한 밀렵 탓에 지금은 오지에서나 간혹 발견되는 수준으로 개체 수가 줄었다.

2014년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천산갑의 야생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면서 천산갑 8종 전부를 ‘취약종’과 ‘멸종 위기종’,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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