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자전거 도둑>

중앙일보

입력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처럼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현대영화의 명작 중의 하나로 꼽는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자전거 도둑>에서 처럼 때때로 가난은 이로 인한 웃지 못할 헤프닝을 만들어 냅니다.

1969년 이날(9.29), 서울의 한 가난한 가장은 추석 때때옷을 사가지고 올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들을 위해 자전거 바퀴를 훔치게 된다. 하지만 이 마음여린 가난한 한국의 아버지는 양심의 소리에 눈 돌리지 못하고 결국 자수, 구속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당시 중앙일보 기사를 보자.

"운동화하고 때때옷을 사준다더니 아빠는 왜 안와…"

서울시내 면목동 빈민촌에 사는 김광철 (별명·8) 군은 추석전날밤 엄마에게 매달리며 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틀전에 경찰에 끌려간 남편의 사연을 알고있는 광철군의…

‘엄마없는 하늘 아래’ 같은 70년대 눈물 콧물 찍어내게 만드는 영화가 생각나는 이야기지만 언제 어디나 사람 사는 곳은 사람 때문에 살만한 세상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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