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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개교 60주년 … 소니·르노가 탐내는 '디자인 영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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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946년 서울 용산 원효로에서 홍문대학관으로 개교한 홍익대가 27일 개교 60주년 '회갑'을 맞는다. 문학.법학.사학 등 3개 학과 131명으로 단출하게 출발한 홍익대는 60년 만에 2만여 명의 재학생이 몸담는 종합대학으로 급성장했다. 현재까지 13만여 명의 졸업생이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 세계로 뻗는 '디자인학부'='산업과 예술의 만남'은 지난 10년간 홍익대의 표어였다. 63년 도안과에서 출발해 광고.편집.환경.포장.영상디자인 등의 다양한 영역을 개척한 디자인학부는 89년 이래 30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명실상부한 홍익대의 대표적 브랜드가 된 것이다. 2002, 200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식사이트를 제작하고, 미국 야후 디자인 매니저를 지낸 김현석 교수는 과 출신으로 교수가 된 인물이다. 이외에 강우현 남이섬 대표, 김진 LG전자 디자인연구소 상무, 박광현 영화감독, 이우일 만화가, '버스데이 보이'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박세종 애니메이션 감독 등의 '디자인 리더'들을 배출해 냈다. 김영성 기획관리처장은 "소니.르노.GM.벤츠 등 세계적 자동차 회사에서 57명의 졸업생을 스카우트해 가는 등 자동차 디자인은 이미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홍익대는 98년부터 5년간 교육부 '교육 개혁 우수대학'에 선정됐다.

◆ '디자인+공학'으로 발전=디자인이 발전하자 기술 지원이 잇따랐다. 지난해 10월에는 미주 대륙의 디자인사업육성재단(PACE)에서 아시아 최초로 한국(홍익대)을 지원 국가로 선정해 화제가 됐다. 재단이 제공한 2300억원의 소프트웨어 기증은 큰 힘이 됐다. 서울 캠퍼스 안에 세워진 이 재단의 도움으로 홍익대 학생들은 MIT.미시간대 등 해외 34개 명문대학 학생들처럼 GM.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다국적 기업에 해외인턴으로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대와 과학기술대학의 모든 프로그램이 공학교육인증(ABEEK)을 받았다. 경영대학은 국제경영대학인증 취득을 목표로 뛰고 있다. 3월에는 건축대학 초대 학장으로 프랑스의 대표적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를 초빙했다. 홍익대는 건축대학 졸업생에 대한 국제적 건축사 인증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 '홍익인간'서 '21세기 창의력(크리에이티브) 에이스'로=이제 홍익대는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새로운 시대를 이끌 인재상으로 '21세기 크리에이티브 에이스'를 내걸었다. 한비야(영문 86 졸) 월드비전 재난구호팀장은 "일단 해보자는 정신, 1%의 가능성이 있어도 도전하는 정신"이라고 말했다. 박세종(시각디자인 96 졸) 감독은 이를 "현실 밖의 이상을 추구하며 새로움을 창조하는 힘"이라고 정의했다.

남승의 총장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캠퍼스엔 1만8500평에 달하는 멀티미디어 타운을 올해 안에 세우고 경기도 화성 11만 평 부지에는 첨단산업 연구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다. 게임.영상 분야를 특성화한 조치원 캠퍼스는 최근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첨단 기숙사에 국제연수원.홍익아트홀.조각공원 등을 구축해 중부권 최대 영상.애니메이션 교육 허브 기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홍익대는 27일 개교 60주년 기념식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동아시아 미술계 인사들을 초청해 동아시아예술문화연구소를 창립하는 한편 한.중.일 국제미술전을 개막할 예정이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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