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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위안부 사죄해야” 문희상 발언에 일본 외상 “말조심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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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왼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중앙포토·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왼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중앙포토·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본 국왕의 사죄가 필요하다고 말한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이 “말조심하라”는 식으로 날 선 반응을 보였다.

11일 일본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외상은 전날 필리핀 방문 중 기자들을 만나 문 의장의 발언과 관련해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 한국 측도 특별히 재교섭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며 “제대로 바른 인식에서 발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본래 의도와는 다른 보도라고 한국 측으로부터 설명이 있었다”라고도 덧붙였다.

문 의장은 지난 8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아키히토(明仁) 일왕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고 칭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된다. 고령 위안부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그것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문 의장이 일본 사회가 신성시하는 일왕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10일자 조간에서 관련 내용을 일제히 보도하며 “양국관계에 다시 악재가 터졌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문 의장 측은 이 신문에 “인터뷰에 동석한 사람에게 확인해보니 문 의장은 일왕을 ‘전쟁 당시 일왕의 아들’이라고 말했다”며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부인했다고 한다.

문 의장 측은 “일왕이 (과거) 한국 방문 의사를 밝힌 적이 있어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사죄하면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지지 않겠냐는 게 문 의장 발언의 취지”라고 설명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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