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폭동’ 발언 수습 나선 김병준 “5·18은 국민의 아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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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이 8일 오후 긴급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회의실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이 8일 오후 긴급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회의실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소속 의원들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폄훼 발언에 대해 10일 “5·18은 광주 시민만의 아픔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아픔으로 정치권만큼은 그 역사적 정신을 존중하는 게 국민통합 차원에서 옳은 일”이라고 밝혔다.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에 대한 출당 요구가 나오는 등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지자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한국당, 5.18에 관한 문민정부 역사적 결단 계승할 책무”

김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5·18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이 된 사건”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4·19든 5·18이든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자유롭고 활발한 논쟁과 이를 위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이미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부분에 대한 끝없는 의혹 제기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당 회의실 벽에는 ‘건국’ 이승만, ‘근대화’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며 “이는 김 전 대통령과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정신적 유산을 계승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수 있는 정당이지만 기본적으로는 5·18에 관한 문민정부의 역사적 결단을 존중하고 계승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못마땅할 수도 있겠지만 5·18은 1993년 우리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이래 매년 정부 주최 기념식을 통해 여야가 함께 기념해온 사건”이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논란이 우리 당을 과거의 프레임에 옭아매거나, 그로 인해 보수통합이 저해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당원 동지 여러분들의 지혜로운 판단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에 나선 김진태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당대회 보이콧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에 나선 김진태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당대회 보이콧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앞서 지난 8일 김진태·이종명 의원 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일부 한국당 의원들과 극우논객 지만원씨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폭동’ 등으로 폄훼하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세 의원의 출당을 한국당에 촉구했다. 또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공청회) 주최자나 발표자 모두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하는 등 정치권에서 질타가 이어졌다.

하지만 논란 당사자인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자신을 비롯해 공청회를 연 한국당 국회의원들을 징계하겠다고 나선 여야 3당을 되레 공격했다.

김 의원은 “남의 당 의원을 출당하니 제명하니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고 그분들이 저를 더 띄워주는 거라 생각한다. 엊그제 공청회 참석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 난리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공청회를 주최한 건 맞고, 북한군 개입 여부를 제대로 밝히려 했던 것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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