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켄바우어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 39세 동거녀와 몰래 결혼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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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프란츠 베켄바우어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右)과 하이디 부르메스터가 23일 오스트리아 키츠뷔헬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프란츠 베켄바우어(60)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이 23일(현지시간)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월드컵 조별 예선 마지막날을 택해 신부 하이디 부르메스터(39)와 오스트리아 티롤지방 소도시 키츠뷔헬에서 혼인서약을 했다.

이들의 결혼식은 단 6명만 참석한 조촐한 잔치였다. 가족 중엔 두 사람의 아들 조엘(5), 딸 프란체스카(2)와 베켄바우어의 형이 지켜봤다.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결혼소식을 알게 된 국제축구연맹(FIFA)은 당황한 가운데 축하인사를 보냈다. 월드컵 조직위원회 옌스 그리티너 대변인은 "측근에게도 전혀 결혼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며 놀라워했다.

두 사람은 2002년부터 동거해온 사실혼 관계다. 현재 프로축구 클럽인 바이어른 뮌헨의 구단주를 맡고 있는 베켄바우어는 비서로 일하던 21년 연하의 하이디와 사랑에 빠져 7년간 사귀었다. 동거 직전 늦둥이 아들을 본 베켄바우어는 "늦어도 아들 조엘이 초등학교에 가기 전엔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약속했었다. 두 사람은 당초 월드컵을 마친 뒤 결혼하겠다고 연막을 치다 예상을 뒤엎고 이날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부는 "결혼식에 몰릴 인파를 초대할 대형 식장을 구할 수도 없고 혼잡을 피하고 싶었다"며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켄바우어도 "멋진 아내와 훌륭한 자녀를 갖게 됐다. 이제 누가 뭐래도 우리는 행복한 가족"이라고 화답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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