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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사상 첫 아라비아반도 방문… 종교 간 화해·협력 도모 목적

중앙일보

입력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 왕세자 셰이크 무함마드 알나흐얀(앞쪽 오른편)과 알 아즈하르 사원의 이맘인 셰이크 무함마드 엘 타예브(앞쪽 왼편)의 영접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 왕세자 셰이크 무함마드 알나흐얀(앞쪽 오른편)과 알 아즈하르 사원의 이맘인 셰이크 무함마드 엘 타예브(앞쪽 왼편)의 영접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역대 교황 가운데 이슬람교의 발상지인 아라비아반도에 발을 내디딘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초로, 이는 ‘역사적인 방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에 이집트, 터키 등의 다른 이슬람 국가는 이미 찾아 가톨릭과 이슬람 간의 화해를 촉구하고,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테러 등 폭력 행위를 규탄한 바 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가톨릭과 이슬람이라는 서로 다른 종교 간 화해와 협력을 도모할 목적으로 이날부터 오는 5일까지 사흘간 UAE에 머무른다.

교황이 탄 전세기는 이날 오후 9시 30분께 아부다비의 공항에 착륙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가 공항에 나와 영접했고, 여러 명의 UAE 장관들과 가톨릭·이슬람교 대표자들이 교황과 인사를 나눴다.

교황은 4일에는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서로 다른 종교 간 교류 촉진을 위해 마련된 국제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이슬람, 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의 대표 수백 명이 자리를 함께한다.

또한 교황은 5일 로마로 돌아가기 전에 아부다비의 자이드 스포츠시티 경기장에서 UAE 역대 최대 규모의 미사를 집전한다. 이 미사에는 인근 국가의 가톨릭 신자들까지 총 13만50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UAE 인구 970만명 중 80%가 이민자들이며, UAE의 가톨릭 인구는 필리핀 이민자를 포함해 약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사진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캡처]

[사진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캡처]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교황의 UAE 도착은 종교의 자유를 위한 역사적 순간”이라며 “아라비아반도에서 교황이 처음으로 집전하는 미사는 두 종교 사이의 평화와 이해를 증진할 것”이라고 적었다.

UAE 외무담당 국무장관인 안와르 가르가시도 트위터에 “교황의 방문은 인도적 가치가 크다”며 “UAE는 우애와 관용에 관한 역사의 장을 새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교황이 이번 방문기간 예멘사태를 비롯해 인권문제를 언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UAE는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동맹군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으며, UAE가 지원하는 병력이 구금된 예멘 반군들을 고문했다는 의혹이 인권 단체들에 의해 제기된 상황이다.

교황은 아부다비로 출발하기 직전 예멘사태를 언급하며 “당사국들과 국제사회는 휴전협정을 시급히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청 관계자는 “교황께서 아부다비 방문 중 ‘민감한 주제’를 대중 앞에서나, 사적으로 언급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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