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알아본 설날 차례상 차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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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민족 최대 명절인 설(5일) 차례상 차리는 예법이다. 차례상 차림은 지방과 가문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기본적인 순서만 잘 알면 누구든 예법에 어긋나지 않게 준비할 수 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의 설 차례상 기본차림 자료를 통해 설 차례상 차림을 알아봤다.
먼저 차례상을 마주 보고 가로 방향으로는 왼편이 서쪽, 오른편은 동쪽이다. 차례상의 세로방향은 기본 5열로 이루어지는데, 병풍 혹은 벽 쪽 에서부터가 1열이다.

1열 맨 윗줄에 밥은 서쪽, 국은 동쪽(반서갱동ㆍ飯西羹東)으로 위치하게 놓는다. 설에는 일반 제상의 메(밥) 대신 떡국을 올린다. 영상은 제사상 차릴 때도 도움이 되도록 그림은 떡국으로 제작했고, 밥도 표시했다.

둘째 줄에는 어동육서(魚東肉西)의 원칙에 따라 적과 전을 놓는다. 어동육서는‘어류는 동편에, 육류는 서편에 놓는다’는 뜻이다. 머리와 꼬리가 분명한 제수는 두동미서(頭東尾西)라 해 동쪽(오른쪽)으로 머리가 가고 꼬리는 왼쪽으로 가게 하는 원칙이다. ‘적전중앙(炙奠中央)’은 ‘산적과 전은 중앙에 놓는다’는 뜻이다.

3열엔 육탕ㆍ소탕ㆍ어탕을 차린다.
4열은 포ㆍ나물ㆍ식혜다. 좌포우혜(左脯右醯)라 해 육포(肉包)는 왼쪽에, 식혜(食醯)는 오른쪽에 놓는다.

5열엔 대추ㆍ밤 등 과일류를 올린다.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해 붉은 색깔의 과일은 동쪽(오른쪽), 하얀색 과일은 서쪽(왼쪽)에 올린다. 조율시이(棗栗枾梨)에 따라 왼쪽부터 대추, 밤, 곶감, 배의 순서다.

제수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음식에 조상이 좋아했던 음식을 따로 준비하면 된다. 기름에 튀기거나 부친 음식을 뜻하는 전(煎), 고기 생선 두부 등을 기름에 지지거나 석쇠에 구워 꼬치에 꿴 적(炙) 등 품이 들어가는 음식은 차례 하루 전에 미리 마련해두면 편리하다. 파, 마늘, 고춧가루 같은 짙은 양념은 쓰지 않는 게 원칙이다.

민족 최대 명절 설 연휴를 사흘 앞둔 지난달 30일 대전 중구 효문화마을 내 효체험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세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한편 이번 설 차례상 비용을 좌우하는 건 과일값이다. 특히 배와 사과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지난달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발표에 따르면 사과 후지 상등품 10개는 24일 2만433원이던 것이 나흘 만에 5000원 이상 급등해 28일에는 2만 5622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2만536원이었다.

배값은 더 높이 올라 한달 전 3만6486원에 비해 3000원가량 올랐다. 지난해 2만8360원과 비교하면 1만원 이상 급등했다. 이에 비해 1년 전 5340원이던 한우 갈비 1등급 100g은 5192원을 기록하는 등 고기와 생선류는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25개 구 전통 시장, 대형 마트 및 가락시장 내 가락몰 등 총 76곳을 대상으로 2019년 설 차례 상차림 비용을 조사ㆍ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요 제수용품 36개 품목(6~7인 가족 기준)을 조사한 결과, 전통 시장 구매 비용은 17만8064원이었고 대형 마트 구매 비용 22만 4066원이었다. 이를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통 시장은 3.2%, 대형 마트는 2.4% 비용이 상승했다.
조문규 기자, 영상 이경은·황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