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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 이번에 놓치면 언제 또 볼지 모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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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술

중국 문인화에서 '전설'같은 존재인 팔대산인이 그린 사슴 그림.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중국 문인화에서 '전설'같은 존재인 팔대산인이 그린 사슴 그림.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팔대산인이 그린 연꽃. [사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팔대산인이 그린 연꽃. [사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우창쉬의 새 그림. 우창쉬는 팔대산인의 그림을, 치바이스는 우창쉬의 그림을 보고 학습하며 자기 세계를 구축해갔다. [사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우창쉬의 새 그림. 우창쉬는 팔대산인의 그림을, 치바이스는 우창쉬의 그림을 보고 학습하며 자기 세계를 구축해갔다. [사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① '같고도 다른:치바이스와의 대화',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지난해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 '치바이스-목장(木匠)에서 거장(巨匠)까지'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치바이스 특별전이다. '왜 또 치바이스냐고?' 이런 질문 던지고 싶었던 관람객들, 막상 전시를 보면 좋은 전시를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안도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치바이스(1864~1957)를 가운데 놓고 위에서 아래로 도도하게 흐르고 있는 중국 문인화의 전통과 저력을 보여주는 자리다. 치바이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두 거장, 팔대산인(본명 주탑·1626~1705)부터 우창쉬(1844~1927) 작품과 더불어 치바이스의 영향을 받은 현대 작가들의 유화와 조각 작품도 함께 볼 수 있다.

116점에 달하는 많은 전시작 중 시간을 할애해 뜯어봐야 할 것들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중국 문인화의 거두 팔대산인의 작품 7점이다. 그는 독특한 자신만의 화법으로 꽃과 새를 과장되게 표현하면서도 화폭에 호방하고 침울한 본인의 마음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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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쉬 작품과 치바이스의 작품을 나란히 비교해보는 것도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큰 재미다. 같은 소재를 다르게 표현한 두 거장의 작품이 흥미롭다. 우창쉬 작품은 붓질이 힘차면서도 우아하다는 평가를 받고, 치바이스는 간결함과 대담한 생략으로 모던함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간결한 표현과 치밀한 디테일 묘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해학까지 넘치는 치바이스 작품도 다시 들여다볼 기회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열 네살부터 목공일을 배우고, 밤이면 밤마다 글을 읽고 그림을 그린 그는 중국이 자랑하는 '국민 작가'다. 정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시와 그림, 붓글씨, 인장 조각을 독학으로 익힌 그는 93세이던 1953년 '중국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꿀팁! 

설날인 5일 오후 3시에는 이 전시를 기획한 이동국 수석 큐레이터가 직접 작품해설을 맡는다. 그림 안팎의 흥미진진한 얘기를 함께 들을 기회이니 연휴에 서울에 머무는 분들은 이 기회 절대 놓치지 마시길. 전시는 2월 17일까지.

관람 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성인 5000원, 어린이·청소년 3000원.

②'대고려'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대고려전'에서 꼭 봐야 할 '희랑대사 좌상'(10세기).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대고려전'에서 꼭 봐야 할 '희랑대사 좌상'(10세기).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대고려전.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려 문화재를 한자리에 모았다.[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대고려전.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려 문화재를 한자리에 모았다.[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앞으로 100년간 이와 같은 규모의 고려전은 보기 힘들 것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고려 미술을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이 전시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전시품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평소에 보지 못할 귀한 명품 문화재를 한자리에 모았다는 뜻이다. 전시품을 다시 보기 힘들다는 것은 해외 유수 박물관에서 공수해온 귀한 문화재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 보스턴 박물관이 소장해온 은제 금도금 주전자와 받침, 영국박물관과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각각 있던 ‘수월관음도’, 이탈리아 동양예술박물관에 소장된 ‘아미타여래도’가 이 전시를 위해 모두 모였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고려 문화재는 총 450여점에 이른다. 전시는 3월 3일까지.

2월 5일 설 당일은 휴관. 전시는 3월 3일까지. 관람료 성인 8000원, 어린이·청소년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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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1!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여겨볼 전시품 5점
①고려를 개국한 왕건의 스승 희랑대사의 조각상인 건칠 '희랑대사 좌상'(10세기)=해인사 바깥에서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②집 모양의 금동제 불감 '금동삼존불감'(11~12세기)=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73호.
③은제 주자와 승반(12세기)=미국 보스턴 박물관 소장. 고려 금속공예의 대표작.
④아미타여래도(14세기)=이탈리아 동양예술박물관 소장. 세계에서 독존 형식의 아미타 여래도는 10점도 채 안 될 정도로 매우 귀하다.
⑤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14세기)=충남 청양 장곡사 소장. 뛰어난 조형성을 지닌 고려 후기의 대표적인 금동볼. 이 상에는 1000여명의 시주자 명단이 기록된 발원문이 들어있다.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도'.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손세기 손창근 콜렉션 306점 중 하나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도'.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손세기 손창근 콜렉션 306점 중 하나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꿀팁 2!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선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상설전시관 1층,성인 4000원)과 손세기·손창근 콜렉션 명품 서화전(상설전시관 2층, 관람료 무료)도 열리고 있다. 손세기·손창근 콜렉션 전시에선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불이선란도'와 '잔서완석루', 김정희의 수제자 허련이 그린 '김정희 초상'과 더불어 19세기를 대표하는 남계우의 '호접묘도'와 장승업의 회화를 볼 수 있다.

③'윤형근' 전,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장. 2월 6일 막내린다.[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장. 2월 6일 막내린다.[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작업실의 윤형근 모습. [사진 극립현대미술관]

작업실의 윤형근 모습. [사진 극립현대미술관]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언제 이런 규모의 윤형근(1928~2007)전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2월 6일을 끝으로 윤형근 전은 막을 내리고 5월 이탈리아 베니스 전시를 향해 긴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윤형근'전을 보고 엄지를 치켜든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지난해 8월 윤형근 전 개막식에 참여했던 다니엘라 페레티 포르투니 미술관장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페레티 관장은 결국 비엔날레 기간 중 윤형근 전을 포르투니 미술관에서 열겠다고 결정했을 정도다. 이 미술관이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에게 윤형근이라는 이름의 한국 작가를 소개하는 데 앞장 선 것이다.

포르투니 미술관은 베니스의 대표적인 시립미술관으로 베니스 비엔날레를 찾는 세계 관람객들이 비엔날레 기간 중 꼭 찾는 곳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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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색화의 거목이라 불리는 윤형근은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의 답이 “쓸데없는 군더더기를 싹 빼버린 추상회화”에 있다고 생각하며 갈수록 더욱 단순한 면을 찾아 나갔다. 색도 화려한 것을 모두 배제하고 화면에 오로지 나무와 흙, 자연의 빛깔을 담고 싶어했다. 이번 전시에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간 아티스트의 치열한 여정을 엿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월 4일(월)부터 2월 6일(수) 설 연휴 3일간 MMCA과천, 서울, 덕수궁관을 무료로 개방한다. 단, 서울관은 설 당일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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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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