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중반터널」진입|체력싸움 팡파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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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모두 백25게입 끝내>
프로야구의 체력싸움이 본격화된다. 총4백20게임을 펼치는 올해 단일시즌제의 프로야구는 29일 현재 30%인 1백25게임을 소화, 중반 레이스에 돌입한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의 서머레이스는 마운드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결국 체력이 승부의관건으로 작용하게 된다.
더구나 6월 13일 부터는 현재까지의 2연전 방식에서 3연전으로 거행돼 전략의 변화가 요구된다. 3연전은 이동거리가 짧은 대신 상위팀은 2승1패의 승률작전을 펼치게 돼 하위팀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한편 30%를 치른 현재까지 빙그레·삼성·해태의 3강과 태평양·MBC·OB·롯데의 4약의 양상이 큰 변화없이 계속됐다.
시즌전에 예상했던 해태의 독주전망은 빗나갔고 태평양의 선전과 롯데·OB의 부진도 전혀 뜻박이다.
프로야구출범 7년동안 한국시리즈 3연패(연패)를 비롯, 네번이나 캠피언에 오른 해태의 독주 예상은 당연한 것. 그러나 해태는 발군의 에이스 선동렬(선동렬)이 l이닝 최다 5실점과 만루홈런을 얻어맞는 등의 파란속에 팀전반적인 분위기가 위축됐다.
해태의 이같은 횡보는 다른 6개구단에 『선동렬도 공략할수 있다』는 자신을 불어넣어 해태로서는 더욱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야만 했다.
선두 빙그레는 한희민(한희민) 이상군(이상군)의 쌍두마운드에 신인 송진우(송진우)의 가세로 엇비슷한 마운드 트리오가 강점이었다.
최동원(최동원)이 가세하지 않은 삼성은 타력의 뒷방침으로 3강에 끼였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태평양의 돌풍. 김성근(김성근)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태평양은 『우리도 이길수 있다』는 선수들의 의식혁명을 통해 뭉쳐진 팀웍으로 파란을 일으키고있다.
그러나 3강으로 꼽히던 롯데의 꼴찌전락은 의외다. 롯데는 윤학길(윤학길)과 신인 서호진(서호진)이 팀 12승 중 10승을 올릴만큼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고 이들을 뒷받침할 투수들이 부족했던데다 김시진(김시진)마저 제몫을 못한 것이 화근.
자율훈련을 표방한 팡안(이광환) 감독의 하이 0B는 초반 연패외 부담으로 다른 팀의 집중공략을 받아 하위에 처져있다.
그러나 6월부터 시작되는 서머레이스는 또 다른 파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선두 빙그레는 신생팀의 파이팅과 동계훈련에서 가장 많은 러닝을 쌓은 보람으로 제 페이스를 지켜갈 것으로 보이나 낙관은 어렵다.
삼성은 6월 중순께 좌완의 성준(성준) 이 부상에서 완쾌, 투수로테이션에 숨통이 트인다. 태평양은 동계훈련에서의 지옥훈련이 체력싸움에서 오히려 역기능을 할 가능성이 있고 혹사당한 신인 박정현(박정현)의 페이스유지 여부가 가장 문제다.
결국 무더위에 3연전으로 펼쳐질 중반의 서머레이스가 올시즌 승부의 최대 고비고 이것은 체력싸움과 함께 두터운 마운드가 승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승 방어율 경쟁>
○…프로 5년생 해태 선동렬과 태평양 신인 박정현이 벌이는 마운드 주도권 쟁탈이 프로야구 초반의 최대 이슈로 흥미를 가열시키고 있다.
우완 언더스로 박정현(20)은 다승(7승2패)과 방어율(1.86)에서 선두.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스타인 선동렬(26)은 다승(6승2패2세이브)과 방어율(1.89)에서 2위로 뒤져있다.
무등산폭격기로 불리는 선동렬로서는 황금돌고래 박정현과 라이벌로 비교되는 것이 자존심 깎이는 것일지도모른다. 그러나 기록은 현실이다.
태평양 에이스로 자리를 굳힌 박정현은 투구수(1,069)와 투구이닝(72와3분의2)에서 최다로발군의 피칭을 과시했다.
한때 부진을 보였던 선동렬은 최다 완봉승(3)과 최다 탈삼진(70)을 기록.
무리하게 등판한 박정현과 최고의 투수 선동렬이 벌이는 다승과 방어율 대결이 언제까지 계속될지가 흥미의 초점이다.<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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