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학교폭력 한 번은 학생부에 기록 안 한다

중앙일보

입력 2019.01.3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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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학교폭력 제도개선 방안에 관해 설명했다. [연합뉴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학교폭력 제도개선 방안에 관해 설명했다. [연합뉴스]

앞으로 가벼운 학교폭력 사건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거치지 않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또 서면사과나 교내봉사 등 가벼운 징계는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게 된다.

피해학생 동의 땐 학폭위 안 거쳐
“폭력 예방효과 떨어뜨려” 반발도

교육부는 30일 학교폭력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교육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해 온 학교폭력 제도 개선 정책숙려제 결과에 따라 정해졌다. 정책숙려 참여단에는 학생·학부모·교원 15명과 각계 전문가 15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번 개선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소한 폭력까지 가·피해자 간 소송을 부추기기 때문에 학생부 기재에 예외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학교폭력 예방 효과를 떨어뜨려 악용될 수 있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주로 전문가와 교사 집단은 찬성 입장을, 다수의 학부모들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이르면 올해 1학기부터 가해 학생에 대한 9단계 징계 조치 가운데 가벼운 1~3단계 조치는 학생부에 남기지 않기로 했다. 1단계는 서면사과, 2단계는 접근금지, 3단계는 교내봉사를 의미한다. 이보다 무거운 사회봉사나 특별교육, 출석정지, 전학 및 퇴학은 앞으로도 학생부에 기재된다. 단 1~3단계라고 하더라도 2회 이상 가해자로 조치를 받은 경우에는 이전에 받은 조치를 포함해 학생부에 기재된다. 이미 1~3단계 조치를 받아 학생부에 가해 사실이 기록된 학생들도 소급 적용을 받아 구제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무조건 학폭위로 넘기는 모습도 사라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가벼운 학교폭력 사안은 피해 학생과 학부모 동의가 있는 경우 학폭위를 거치지 않고 학교가 자체 해결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가벼운 사안’이란 ▶2주 미만의 신체·정신적 피해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복구된 경우 ▶지속적 사안이 아닌 경우 ▶보복행위가 아닌 경우 등 4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학교장은 학생을 징계하는 대신 관계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방안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현재의 대응 절차는 교사의 교육적 해결의지를 약화시키고 학교의 교육력을 감소시킨다”며 “가해자와 피해자 간에 소송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어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총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개정안을 크게 환영한다”며 “학교는 형사적 처벌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해학생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여전하다. 가벼운 사안의 학생부 기재 유보에 대해 정책숙려 참여단은 62%가 찬성했지만 일반 시민 2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60%가 반대했다. 반대 이유로는 “학교폭력 예방 및 재발방지 효과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50.5%로 가장 많았고 “가해학생 반성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이유가 33.2%였다.

남윤서·전민희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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