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상 6단, 전자랜드배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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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84승 118패. 이창호 9단이 스승 조훈현 9단과의 대결에서 거둔 성적이다. 이창호 9단은 20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3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준결승에서 302번째 사제대결을 펼친 끝에 백으로 9집반 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한편 이에 앞서 19일 벌어진 또 한판의 준결승전에선 국내 랭킹 7위의 신진강호 박정상(사진) 6단이 투혼의 노장 최규병 9단을 불계로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43세의 최규병은 이세돌 9단과 최철한 9단 등 최강자들을 연파하며 4강까지 뛰어오르는 파란을 일으켜왔다.

이창호 9단과 박정상 6단은 3번기로 우승컵을 가리며 26일 결승 첫판을 둔다. KT배 왕위전에 이어 거의 같은 시기에 이창호 대 신예강자의 대결이 연속해 펼쳐지는 것이다. 전 같으면 이창호 9단의 승리를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형세를 놓고서는 '두 명의 젊은 사자가 양쪽에서 이창호 9단을 포위한 형세'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박정상 6단은 지금까지 이창호 9단과 세 번 싸워 전패했다. 이영구 5단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는 이창호라는 장벽 앞에서 오금을 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결승전에선 '속기'라는 사실에 희망을 걸고 있다. 박정상은 "전자랜드배는 TV 속기이기 때문에 젊음이 조금은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바둑계 주변에서도 후지쓰배 세계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등 박정상의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박정상은 이창호를 꺾고 우승할 가능성을 얼마로 보느냐는 질문에 "40%"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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