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혁 정당따라「4당 3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3대 국회의 초선의원들은 보수와 혁신이라는 이념문제를 놓고 소속정당에 따라 확실히 구별되는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 졌다.
중앙일보사가 부설여론조사기관인 중앙SVP를 통해 13대 국회개원 1년을 맞아 지난 2일부터 열흘동안 초선의원 1백7명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정당과 공화당 소속의원은 분명한 보수 쪽을, 평민당 의원들은 상대적인 혁신쪽을, 민주당의원들은 보·혁의 중간쯤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선의원들 가운데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당장이나 앞으로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랍이 ▲민정당 97·5% ▲공화당 94·5%로 양당 초선의원의 절대다수인 반면 ▲민주당은 57·9% ▲평민당은 42·9%였다.
이에 반해 보수대연합이 필요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평민당이 과반수가 넘는 53·6% ▲민주당이 36·8%인데 반해 ▲공화당 5·6%▲민정당은 단 한명도 없었다.
앞으로 원내가 보·혁으로 갈라질 경우 자신들이 활동할 진영에 대한 물음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보수진영에서 활동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민정당 (82·5%), 공화당(88·9%)이 절대다수를 이룬 반면 민주당은 57·9%, 평민당은 25%뿐이었다.
반대로 혁신진영에서 활동하겠다고 밝힌 사람은 ▲평민 28·6% ▲민주 21·1%였으며, 민정·공화당에서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러나 보·혁파 관련된 정국을 진단하는데 있어서는 각당의 절반이나 그 이상이 (민정70%, 민주당 55·5%, 평민·공화당 각당 50%) 보· 혁 대립이 현재 심각하거나 앞으로 심각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혁 문제를 둘러싸고 지역적·연령적으로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에 대해 강원(1백%), 충청(92· 3%), 경기(86·7%)지역의원들의 응답이 높았던 반면 서울(44·4%), 전라(60%)지역은 낮았으며 서울지역의원의 55·6%, 전라지역의 40%는 보수대연합이 필요 없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가담할 진영에 대해서도 혁신진영 쪽을 택하겠다는 의원은 전라(30%)와 서울 (22·2%)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평민당 의원들이 이 지역에서 많이 당선된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람직한 정부형태를 보는 시각에서도 정당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의원내각제는 공화·민정당이, 직선대통령제는 민주·평민당이 많았다.
의원내각제는 ▲공화 94·4% ▲민정76·3% ▲평민35·7% ▲민주31·6% 순이었으며, 직선대통령제는 ▲민주68·4% ▲평민 64·3% ▲공화 5·6% ▲민정5·3%였다. 이는 각 당에 대통령 후보감이 있느냐의 여부와 보수 대연합에 대한 선호 여부 등과도 밀접히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별로는 의원내각제는 충청(84·6%), 강원(75%), 경기·서울(각66·7%) 순으로, 직선대통령제는 전라(63·2%), 경상(41·2%), 서울 (33·3%)순이었다.
의원내각제가 도입될 경우 바람직한 국회의원 선거구제에 대해서는 평민·민주당은 소선거구제를, 민정당은 1구2인제를, 공화당은 1구2∼5인의 중선거구제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구1인의 소선거구제는 평민(75·9%) 민주(42·1%) 공화(27·8%) 민정(12·8%)순으로, 1구2인제는 민정(41%) 민주(31·6%) 공화(11·1%) 평민(6·9%)순으로 나타났다.
1구2∼5인제는 공화(50%) 민정(30· 8%) 민주(15·8%) 평민(13·8%) 순이었다.
출신지역별로 보면 1구1인 소선거구제는 서울(66·7%)과 전라(68·4%)에서, 1구 2인제는 경기(40%)와 경상(38·9%)에서, 1구2∼5인제는 충청(46·2%)과 경기(40%)에서 비교적 많았다.
개헌시기에 대해서는 13대 말쯤이 좋겠다고 응답한 경우가 민정의원(80·6%)이 많았고14대 구성직후로 꼽은 사람은 평민의원(22·2%)에서 많았다.
응답률 64·1%

<조사방법>
이번 조사는 13대 초선의원 1백 67명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였으나 설문조사에 응한 의원은 모두 1백7명으로 64·1%의 응답률을 보였다.
응답자를 소속 정당별로 보면 ▲민정 37·4% ▲평민 28% ▲민주 17·8% ▲공화 16· 8%이며 지역·전국구별로는 ▲지역구 77·6% ▲전국구 18·7% ▲무응답 3·7%(실제구성비는 지역구68·3%, 전국구 31·7%)였다. <문창극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