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길, 스승의 지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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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의대 사태로 여섯 젊은 경찰이 불에 타 숨지고 경찰의 검거에 쫓기던 조선대생 이군의 의문에 싸인 죽음이 비탄과 긴장의 사회적 회오리를 돌고 오는 이 시국에, 전교협 소속 교사 둘은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두고 교외모조를 결성하겠다는 받기인 대회를 전국적으로 얼었다.
해마다 맞는 스승의 날이지만 이처럼 가파르게 우려와 긴장이 치솟는 그 점원의 현장이 바로 학원이라는 점에서 오는 맞는 스승의 낟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선다.
이 시국, 이 시점에서 긴장 고조의 물결을 밀었다 당기는 인력의 진원기인 학원에서 또 다른 긴장과 대립을 몰고 올 교원노조의 결성문제를 스승들 스스로 제기하고, 또 한차례 일 파만파를 부를 긴장감을 조성해야 될지, 오늘 스승의 날을 맞으며 학교와 사회는 다같이 냉정한 가슴으로 돌이켜 생각해 봐야한다.
스승이 무슨 월급투쟁이냐, 스승이 어째서 노동자와 똑같이 머리에 띠 두르고 괴상한 손짓을 되풀이 할 수 있느냐, 학생과 스승이 다를 게 뭐냐는 의문을 많은 사람이 갖게 될 것이다.
하루 10시간에 달하는 중노동과 20년 근속 60만원이라는 보잘것없는 처우에도 불구하고 스승이라는 인격체라는 이유만으로 묵묵히 참고 견디기를 바라는 마음에도 안타까움은 있다.
스승의 날이라고 해서 표창 받고 존경받는 인물이 이처럼 현실적 악조건 속에서 묵묵히 교단을 지켜주는「스승이라고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적 인식이 먼저 스승의 날을 맞아 고쳐져야 한다. 우리가 그처럼 존경하는 스승으로 우리의 교사가 남기 위해서는 그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물어주는 개선과 개혁의 노력이 학교 밖에서 먼저 일어나야 한다.
교원노조는 법에 의해 금지되어있으니 무조건 안 된다는「불허」방침과 교원의 생존권과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악법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투쟁을 선언하는「강행」방침이 맞설 때, 또 하나의 긴장이 학원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서 우리의 스승은 정말 학생과 노동자처럼 점거와 농성의 주인공이 되어버릴 것이다.
이 시국, 이 시점에서 더욱이 오늘 스승의 날을 맞아 우리가 다짐하고 다짐해야 할 것은 스승이 스승의 자리에 굳건히 있게끔 경제적 처우와 교직 환경을 정부와 사회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교사는 교사대로 교육 현장을 외기로 몰아가는 어떤 집단행동도 과감히 배격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스승이 스승의 자리를 박차고 물러나 점거와 농성의 대결장으로 치닫게 하지 않기 위해서 정부는 그들의 처우와 환경을 주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문교 당국이 서둘러야 할 일은 무조건 불허와 강경 대책이 아니라 교원의 지위를 향상시킬 제도적 장치와 교육정책을 중지를 모아 추진시켜야 한다는데 있다.
또 스승은 스스로 교단의 자리에서 물러나 점거와 농성의 주인공이 될 생각을 버려야한다. 학생들의 과격시위와 폭력만으로도 이제 우리는 모두 지쳐있다. 집단시위는 과격성을 동반하고, 과격성은 집단폭력을 낳으며, 그 집단 폭력이 오늘의 젊은 주검들을 쌓아 가는 이 현실에 스승들 또한 구의 깊은 만성이 있어야 한다.
이 긴장과 혼란의 와중에 스승마저 머리에 띠를 두르고 손을 건어물이며 교단을 물러선다면 어느 누가 교사를 스승이라고 불러줄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만 한다.
스승의 날들 맞아 스승을 스승답게 삶아갈 수 있게 하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개선에 모두가 관심을 쏟으면서 스승은 스승답게 자신들의 의사표시와 개선책을 법의 테두리 속에서 인내와 사세를 갖고 실천해주기를 당부한다. 이 두 노력이 동시적으로 진행될 때 스승은 진정 스승다운 자리를 지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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