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족사·타살유기 가능성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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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광주=임시 취재반】조선대생 이철규군 변사 사건을 수사중인 검·경 합동 수사반 (반장 김각영 광주지검형사 1부장 검사) 은 12일 오전11시 45분쯤 광주시청 옥동 제4수원지 이군 의 사체발견 장소에서 이군의 것으로 보이는 짙은 베이지색 점퍼 1개를 찾아냈다.
수사반은 이에 따라 이군이 지난 3일 밤 경찰의 검문을 받고 달아나다 갑자기 물에 뛰어들어 심장마비로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으나 다른 장소에서 살해된 뒤 수원지에 유기 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적하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이와 관련, 외견상 확인이 어려운 독극물 등에 의한 살해 등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해 이군의 위액 등 가검물에 대한 이 화학반응 결과를 조속히 통보해주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화학반응 실험은 2∼3일정도가 소요돼 금명간 판명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에 이어 사체발견 현장을 중심으로 벌인 유품 수색에서 발견된 점퍼는 제4수원지 취수탑에서 사체발견 현장 쪽으로 1백m쯤 떨어진 지점으로 취수탑과 사체현장 중간부분의 철조망 안쪽45m 지점에 있었으며 왼쪽 어깨 부분에는 철조망에 걸려 생긴 것으로 보이는 ㄱ자로 찢긴 자국이 있었다.
프로스펙스 상표가 붙은 점퍼 주머니에는「길목」카페상호가 찍힌 성냥갑 1개,「호반산장」이라고 쓰인 메모쪽지, 88담배 1갑, 소형수첩 1개가 들어 있었다.
수사반은 3일 밤 이군을 태운 운전기사의 증언과 친구 등의 증언으로 미뤄 이군이 입었던 것으로 보고 안경 등 또 다른 유류품수색을 계속중이다.
검찰은 이에 앞서 11일 밤 지난3일 오후10시쯤 이군을 검문했던 광주북부 경찰서 형사1반 김자술 경위 등 경찰관 5명과 수원지경비 청원경찰 홍성하씨 (31) 와 수원지 관리인 등 8명을 상대로 철야수사를 벌인 결과당시 검문했던 청년이 숨진 이군 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문당시 이군은 자신의 이름을 「이준규」라고 썼다가「이명규」로 고친 뒤 실제 주민등록번호에서 생년만 한 살 줄여「660506-1661466」으로 기재했으며 경찰의 컴퓨터 조회 기록 철에도 이 같은 경찰의 조회사실이 남아있다.
검찰은 또 당시 이군이 후배 박모양 (22·조선대화학졸) 을 만나기 위해 광주댐 옆 호반산장으로 가던 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박양의 소재를 찾는 한편「민주조선」편집위원 등을 소환, 이군의 행적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군에 대한 사체부검이 11일 오전11시부터 12시20분까지 전남대의대 영안실에서 국립과학 수사연구소 이원견 박사 (36·병리학) 등 의료진 9명의 집도로 광주지검 김규영 부장검사 지휘아래 실시 됐다.
부검에 참여한 의료진들은 1차 소견에서『사망에 이르게 한 외적 상태는 보이지 않았고 사망은 사체발견 1주일 전쯤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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