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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하면 장학금 환수” 논란 번진 대학 학생들 “지잡대 비난에 상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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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익명 페이스북 커뮤니티 캡처]

[사진 익명 페이스북 커뮤니티 캡처]

이른바 ‘똥군기’ 논란으로 한 지역 대학교가 시끌시끌하다. 최근 캠퍼스 익명 커뮤니티에는 연일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모 대학 A학과에 대한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 12일 한 제보로부터 불거졌다. 익명의 게시자는 A학과의 ‘똥군기’에 대해 제보하며 “입학하자마자 CC(캠퍼스 커플)금지 서약서를 써야 한다. 각서에는 CC하다 걸리면 올F 처리되고 장학금을 뱉으라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알렸다.

이 게시자에 따르면 A학과 전 학년 학생들은 매일 오전 7시 40분까지 등교해야 하고 지각을 하거나 학과의 다양한 규칙들을 어길 경우 운동장 ‘뺑뺑이’를 돌아야 한다. 특정 교수가 학생들이 자퇴, 휴학, 편입 등을 결정하면 “끝까지 쫓아가 망하게 한다”고 하는 등 위협을 한다는 폭로도 나왔다.

[사진 익명 페이스북 커뮤니티 캡처]

[사진 익명 페이스북 커뮤니티 캡처]

해당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자 추가 제보도 이어졌다. 또 다른 제보자는 “앞서 있었던 제보에 적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며 ‘CC금지 및 장학금 환수각서’라는 제목의 문서 사진을 찍어 게시했다. 이 각서에는 “상기 본인은 국가장학금제외, 학교(교내)에서 지급받은 장학금에 관련해 아래 내용을 어길 시 장학금 모두를 학과(학회)로 반납할 것을 약속한다”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이 제보자는 앞선 제보와 관련된 논박을 의식한 듯 “A학과 똥군기 때문에 상처받은 산증인이 한둘이 아닐텐데 어떻게 허위사실이라는 반박 댓글이 달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운동장 뺑뺑이 3년 동안 뛰어본 적 없다는 댓글이 있는데 (저는) 한 시간 넘게 뺑뺑이를 돌면서 이러다 누구하나 죽는 건 아닐까, 그게 내가 되진 않을까 생각했었다”고 주장했다.

[사진 익명 페이스북 커뮤니티 캡처 ]

[사진 익명 페이스북 커뮤니티 캡처 ]

논란이 커지면서 학교 측도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 대학 관계자는 16일 중앙일보에 “교수들은 이미 면담을 마쳤고 해당 학과 학회장은 ‘멘붕 상태’라 아직 만나지 못했다”며 “각서는 학교 차원에서는 전혀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해당 학과의 특성상 한 교수가 “CC는 물 흐린다. 하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주의를 수차례 주고 폭언을 한 것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내용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이 학교 다른 학과 학생들도 상처를 호소하고 있다. 다른 학과 학생들도 제보글을 올리면서 “A학과의 문제이지 다른 학과는 그렇지 않다”며 “지잡대라는 말로 학교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상처가 된다”고 호소한다. 또, A학과 신입생들도 “꿈을 갖고 들어온 학과인데 이런 논란으로 이미지가 크게 손상돼 무고한 피해자가 나올 것이 우려된다”는 제보글을 올렸다.

학교 측은 “진상 조사 결과 페이스북 글에는 왜곡된 사실도 있고 실제인 일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진상 파악 후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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