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클리닉서 근육주사 맞은 30대 여성, 나흘만에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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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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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의 한 통증클리닉에서 근육주사를 맞은 30대 여성이 나흘 만에 숨져 사망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A씨의 아내 B(37)씨는 지난달 3일 자택 세탁실에서 미끄러져 왼쪽 다리를 다쳤다. 다음 날 B씨는 통증클리닉을 찾아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는 IMS 근육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지 약 2시간 뒤부터 B씨의 다리는 붓기 시작했고 이튿날엔 아예 걸을 수조차 없게 됐다.

A씨는 노컷뉴스에 "(아내의 증상이 심해져) 바로 통증클리닉에 전화했지만 '일시적일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보면 가라앉을 것'이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시간이 흐를수록 B씨는 호흡하기 힘들어했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119 구급대원을 불러 B씨를 인근 의료원으로 옮겼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는 진단결과가 나왔다.

노컷뉴스는 "강릉 한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진 B씨는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이송된 지 하루만에 세상을 떠났다"며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괴사성 근막염'"이라고 보도했다. 괴사성 근막염은 피부연조직에 세균이 들어가 생기는 급성 세균감염이다.

병력이나 지병이 없었던 아내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자 A씨는 B씨가 맞은 근육주사 바늘의 위생상태를 의심하고 있다. 이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속초시청 보건소에 이 통증클리닉에서 사용한 '주사기 재사용' 여부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 이번 주 내 속초경찰서에 통증클리닉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통증클리닉 원장 C씨는 "근육주사를 맞고 사망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우리는 일회용 주사바늘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생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A씨는 슬하에 10살 아들과 6살 딸을 두고 있다. 그는 "아이들은 아직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아이들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고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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