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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로 화재 진압한다'..골목길 누비는 ‘오토바이 소방대’

중앙일보

입력

분말 소화기와 소방호스를 장착한 소방 오토바이. 최종권 기자

분말 소화기와 소방호스를 장착한 소방 오토바이. 최종권 기자

소방차 진입이 곤란한 좁은 골목길에 ‘소방 오토바이’가 뜬다.

충북소방본부 소방 오토바이 도입…골목길·전통시장 투입

충북소방본부는 청주 동부소방서와 서부소방서 등 2곳에 오토바이 화재진압대를 시범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소방 오토바이는 300㏄급 오토바이 2대를 개조한 것으로 6.5㎏들이 분말소화기 2개와 15m짜리 소방호스 2개를 장착했다. 뒷좌석에는 방화복과 소화전 키 등 장비도 실려있다. 2종 소형면허를 가진 대원 3명이 전담요원이다.

화재 발생시지휘차를 따라 이동하다 길목이 좁아지는 지점에서 화재 발생 지역까지 진입한다. 분말소화기로 화재 진압을 시도하고, 불이 확산하면 근처 비상소화전을 활용해 끈다. 오권택 충북소방본부 예방안전팀장은 “소방 오토바이는 전통시장이나 골목길이 많은 단독주택 밀집 지역 등 소방차가 바로 진입하기 어려운 화재 현장에 먼저 도착해 초기 진화를 하기 위해 도입했다”며 “화재 발생지점의 비상소화전이 있는 위치까지 다가가 끄면 화재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 가경터미널시장에서 열린 '오토바이 화재진압대 시연회'에서 오토바이 진압대가 시장 골목을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 가경터미널시장에서 열린 '오토바이 화재진압대 시연회'에서 오토바이 진압대가 시장 골목을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토바이 화재진압대는 동부소방서 관내에서 육거리시장과 영운동·수동 주택지에서 주로 활동할 예정이다. 서부소방서 관내에선 가경터미널시장, 복대시장, 사창시장 등이 대상이다. 한상조청주동부소방서 지휘팀장은 “고층 건물이나 공장 화재 등에는 소방 오토바이가 출동하지 않는다”며 “소방서 반경 2.5㎞ 지역 중 전통시장, 주택 밀집지역에 우선 투입한다. 2.5㎞를 넘어가면 자동차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방 오토바이는 과거 서울·경기 등에서 도입한 적이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중단됐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2017년 12월 발생한 제천 복합상가건물 화재에서 제기된 소방차 진입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1t짜리 경량 소방차 도입에 이어 소방 오토바이 시범 사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화재 발생 시 출동 기본 편제는 지휘차와 펌프차(3000ℓ), 구급차, 구조대로 구성돼 있다. 필요하면 1만ℓ 물탱크차와 사다리차 등 장비 증원이 이뤄진다. 소방 오토바이는 선착대개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충북소방본부는 6개월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청주·제천·충주 등 도심 지역에 오토바이 화재진압대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청주동부소방서에 있는 1t짜리 경량 소방차. 최종권 기자

청주동부소방서에 있는 1t짜리 경량 소방차. 최종권 기자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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