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비경 연작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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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화의 원로 청강 김영기 화백이 14일까지 서울 신세계미술관(754-1234 교6342)에서 초대전을 갖고 있다.
86년 1회 개인전때 농도 짙은 군청색과 흰색을 대담하게 결합시킨 남해일원의 실경으로 「군청산수」라는 자기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바 있는 김화백은 이번에는 소재를 바꿔 대부분 자신이 중국 여행에서 체험한 이국산수로 출품작의 내용을 채우고 있다.
종전처럼 군청산수의 기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이번 출품작 30여점 가운데서도 특히 『천지』『비룡폭』등 백두산 일대의 비경을 소재로 한 연작들은 보는 이의 민족적 감수성을 자극하면서 매우 감동적인 화면을 연출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올라가 보았을 때의 다채색으로 어우러진 비경말고도 임의의 설경으로 심상화해 본 『비룡폭』연작은 그 사의의 기발함이 군청산수의 분방한 특질과 합치되면서 전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 회화적 깊이를 획득하고 있다는 평.
해강 김규진의 아들로 북경의 명문 보인대학 미술과를 졸업한 김화백은 87년 여름 모교 교우회의 초청으로 반세기만에 중국을 방문, 각처의 명승과 만주 동남부의 모단강·연변지역 일대를 돌아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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