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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농장서 수확한 식재료, 곧장 손님 식탁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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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이란 농장에서 재배한 식재료가 중간 경로 없이 소비자의 식탁까지 도달하는 경우를 말한다. 한 끼를 먹더라도 내가 먹는 음식의 식재료가 어디에서 어떻게 길러졌는지 궁금해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팜투테이블이 먹거리 트렌드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문을 연 ‘로랑생(Laurencin·사진1)’은 팜투테이블 레스토랑을 표방한다. 한 해 중 가장 맛있는 시기에 수확한 제철 식재료로 요리한다.

팜투테이블 서비스 식당

로랑생 레스토랑에서는 스마트팜 농업법인 ‘만나박스’와 제휴해 유기농 식재료를 그때그때 공급받는다. 만나박스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아쿠아포닉스’ 방식을 적용해 충북 진천과 제주의 농장에서 유기농 채소와 허브 등을 재배하는 스마트팜이다.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 분비물이 섞인 어항의 물로 채소를 키우고, 채소는 그 물을 정화시키는 자연 선순환 시스템을 말한다. 그래서 합성 비료가 필요 없다. 이렇게 재배한 아쿠아포닉스 농산물은 아시아 최초로 미국 농무부(USDA)의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로랑생이 만나박스에서 들여오는 식재료는 다양하다. 미즈나·케일·루콜라(사진2)나 미니 당근, 아주까리 밤콩 등 다양한 식재료를 포함한다. 로랑생의 다른 식재료도 범상치 않다. 계란은 제주 웰빙 영농조합법인 ‘애월아빠들’에서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유정란을 사용한다. 제주에서 최초로 HACCP 인증과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태연농장·기성농장 등 양계 농장으로부터 품질이 우수한 유정란과 제주에만 있는 재래 닭이 낳은 제주 토종 유정란 등도 받는다.

프렌치 레스토랑 ‘로랑생’

로랑생의 알렉스 홍 셰프는 프랑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알랭 뒤 카스’ 출신이다. 그는 이렇게 받은 신선한 제철 식재료로 프렌치 메뉴를 개발해 선보인다. 알렉스 홍 셰프는 “시간이 날 때마다 현지 농장을 방문해 제철 식재료를 추천받거나 특정 재료의 재배를 요청한다”며 “제철 채소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식재료를 메뉴에 활용한다”고 말했다. 로랑생의 이희진 파티시에는 김영모과자점·스노브(Snob)를 거쳐 장진우식당의 베이커리 컨설팅을 담당했다. 그는 앉은뱅이밀과 잡곡을 활용한 빵을 프랑스 정통 방식으로 만든다.

신선한 유기농 재료 공수

로랑생은 낮엔 프렌치 브런치 메뉴를, 저녁엔 단품 위주의 디너 메뉴를 판매한다. 대표 브런치 메뉴로는 후추버터, 라즈베리 잼, 잠봉 햄, 에그 스크램블, 감자 수프, 수제 생강 꿀, 아주까리 밤콩 스프레드 등 다양한 스프레드와 건강한 빵을 곁들인 브런치 플래터가 있다. 디너 메뉴로는 경남 통영에서 공수한 스텔라마리스를 활용한 굴 타르타르, 제주산 미니 당근과 오렌지 퓌레를 곁들인 오리 가슴살 등이 유명하다.

로랑생은 비스트로노미(Bistronomy) 레스토랑으로도 주목받는다. 비스트로노미는 격식 없이 음식을 즐기는 식당인 ‘비스트로’와 정통 미식을 뜻하는 ‘가스트로노미’의 중간 개념이다. 다시 말해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미식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글=정심교 기자, 사진=로랑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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