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박근혜 대표, 이명박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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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당사 못 잊어 건강 회복에 중점"
박 대표 당원에 고별사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대표가 퇴임을 하루 앞둔 15일 당원들에게 쓴 친필 고별사를 당 홈페이지에 올렸다. 박 대표는 고별사에서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이제 한나라당 대표를 그만둘 시간이 온 것 같다"며 "당대표를 맡았던 지난 2년3개월 동안 기적 같은 일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버젓한 서울 여의도 당사에 있던 한나라당의 간판을 떼어내 천막 당사로 옮기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면서 "지금 염창동 당사에 걸려 있는 간판을 보면 '정말 어렵게 한나라당을 지켜냈구나' 하는 안도감에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회고했다.

그는 "우리는 당사를 매각하고 당의 사무처 식구들을 40%나 구조조정하는 아픔도 겪었고 당의 중진의원들을 우리 손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결정도 내려야 했다"며 "우리가 더욱더 노력해 큰 성과를 내야 그분들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마지막으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선 "사립학교법(재개정)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물러나게 된 게 굉장히 아쉽다"며 6월 임시국회에서 재개정할 것을 당부했다.

지방언론 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도 열었다. 대선 캠프 운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 대표는 "아직 계획이 없다"며 "건강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답했다.

7.26 재.보선 유세 지원에 대해서도 "상처가 완전히 치료되지 않아 연설이 제대로 안 된다"며 "그때 가서 보자"고 했다. 재.보선 공천과 관련해선 "외부 인사로는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서울 성북을에) 거론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경남 마산갑의) 강삼재 전 의원의 경우 '안풍(安風)'사건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고 언급했다.

강주안.남궁욱 기자

호남 농촌봉사로 퇴임 후 첫 행사
이 시장 행보 구체화

6월 30일 퇴임하는 이명박(얼굴) 서울시장의 향후 행보가 구체화되고 있다. 이 시장의 퇴임 후 첫 공식 행사는 농촌 봉사활동이 될 예정이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15일 "7월 초께 전남 지역의 농촌을 방문해 하루나 이틀간 대학생들과 어울려 봉사활동을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겠다는 취지다. 농민.대학생들과 농사일을 함께하면서 농촌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토론도 하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 등으로 위기에 처한 농촌을 직접 찾아 근본적인 농촌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게 이 시장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 시장의 첫 행사 키워드는 '호남과 대학생.농촌'이다. 여기엔 취약지인 호남과 젊은 층에 대한 공략, 현장 밀착형의 민생 챙기기라는 밑그림이 숨어 있다. 올 들어서만 호남을 10차례 이상 방문하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통해 지지세를 넓혀온 최근 행보의 연장선상이다.

7월 중엔 농촌 방문과 비슷한 형태의 지방 정책 투어가 검토되고 있다. 8월 중순부터는 해외 방문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테마가 있는 해외 출장' 형식이다. 국가별로 주제를 잡아 배울 점을 찾겠다는 것이다. 대선전을 앞두고 국민에게 제시할 국가 비전을 가다듬겠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작지만 경쟁력 있는 아일랜드, 분단과 통일의 경험을 가진 독일, 과학도시 육성에 성공한 스위스, 사회적 통합 모델로서의 남아프리카공화국, 과학기술 강국을 지향하는 인도, 꿈의 도시 건설이 진행 중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이 방문 대상 후보군에 올라 있다. 또 가난을 딛고 존경받는 과학자.정치인으로 성장한 인도의 압둘 칼람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등과의 만남도 검토 중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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