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과외 전국에 시청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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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TV 방송과외 시대가 개막돼 전국에 시청열기가 일고 있다.
KBS 3TV를 통해 l7일밤 첫 방송된 고3과정 과외를 지켜본 학생·학부모·일선 교사들은 『매일 2시간씩만 제대로 들으면 비밀과외를 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비교적 좋은 반응을 보였다.
한편 시중에서는 방송교재(3종)가 한꺼번에 70만권이상 팔려 유례없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방송녹화용 VTR와 테이프가 평소의 3배이상 팔리는 특수경기를 보였다.
일선고교에선 오후11시까지 실시하던 자율학습시간을 단축, 학생들을 일찍 귀가시키고 방송교재를 학교보충수업교재로 채택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으며 가정에서는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방송을 녹화, 자녀들에게 복습시키는 등 입시준비에 온통 매달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산간지방과 서울시내 일부 고층빌딩 밀집지역 등 전국 시청지역 중 30%의 난시청지역 시청자를 위한 대책이 미리 마련되지 않은 채 방송이 시작돼 해당지역 수험생들은 방송사가 하루 또는 1주단위로 녹화테이프를 실비로 공급하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방송반응=서울 개포고3년 김대운군 (18) 은 『교재내용은 기초적인 것이지만 강의는 상당한 수준으로 수험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고3딸을 둔 이경자씨(42·서울역삼동 진달래아파트)는『강의내용이 충실해 과외대신 수험준비의 길잡이로 삼을 수 있을 정도였다』며 『밤늦게까지 독서실에 가지 않고 집에서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보성여고 국어교사 김정남씨(45)는 『수험생들의 요점정리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다만 학교수업 복·예습 등 자기공부할 시간에 TV과외를 하게 되어 학생부담이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수험준비 변모=환일·경희·단대부고 등 대부분의 학교가 오후11시까지 실시하던 자율학습시간을 단축, 오후10시10분에 시작되는 TV과외를 시청하도록 학생들을 일찍 귀가시켰다.
또 영파여고 등 일부고교는 방송을 녹화, 자율학습시간에 교실에 설치된 TV로 재방송할 계획이다.
이밖에 일부 고교는 야간자율학습시간을 이용, 교실에서 TV과외를 시청토록 했고 독서실에서도 TV과외를 방송해 인기를 끄는 곳도 있었다.
◇난시청 대책=방송을 주관하고 교재를 만든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실에서 복사를 해 주거나 KBS방송사업단에서 녹화테이프를 판매하는 방법을 검토중이며 구체적인 대책은 4월말 수립된다.
◇방송내용=고3·재수생 등 대입수험생 중 중상위권을 주 대상으로 교육개발원이 만든 교재를 활용, 8월12일까지는 국어·영어·수학 3과목 고교3년 전과정을 대학입시에 대비, 요점 중심으로 방송한다.
이어 8월14일부터 12월16일까지는 국어 등 3과목은 모의학력고사 문제를 풀이해주면서 생물 등 8개 공통필수파목을 출제빈도 중심으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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