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고장에선] 전주 35사단 이전 난항

중앙일보

입력

전주시의 최대 현안사업 가운데 하나인 35사단 이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새 부지 면적과 사업비 등을 놓고 군부대와 전주시 사이에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양측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협상해 몇차례 실무적 논의를 했지만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해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새 부대 부지 면적 및 이전 논의=35사단은 1955년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일대에 35만평 규모로 자리잡고 향토방위 업무를 담당해 왔다. 주변에 항공부대.예비군훈련장.유격훈련장 등도 있다.

사단 이전 논의는 1991년 시작됐다. 인구 증가에 대비해 전주 북부권의 개발과 사단 이전이 필수적이라는 여론이 형성되면서부터다. 전주시는 '사단이전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의회.도의회 등과 함께 국방부.국회 등에 사단 이전 건의안을 잇따라 올렸다.

1997년에는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채택되고, 1999년 국방부가 이전 비용을 전주시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이전을 약속했다. 이후 군부대 이전 및 이전 후보지 선정 협의에 착수, 2002년 8월 국방부로부터 사단 이전 협의 승인이 떨어졌다.

전주시는 이전비용으로 국방특별회계를 요청했지만, 국방부는 '지방자치단체의 필요에 따라 추진하는 만큼 예산까지 지원할 수는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따라 민간사업자가 새로운 군부대를 지어 주고 그 대가로 현 부지를 제공받는 방식으로 추진하게 됐다.

?주요 쟁점=전주시와 35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실무추진위원회를 개최, 본격 협상을 하고 있지만 의견 차이가 아주 크다. 가장 큰 쟁점은 이전 부지 규모다.

사단은 처음에 부지 2백35만평.건축 연면적 4만6천평을 요구하다 지난 6월에 3차 실무협상에서 부지 1백79만평.건축면적 4만2천여평으로 축소 조정해 제시했다. 이 계획안에는 병영(50만평) .박격포 사격장(38만평).직사공용화기 사격장(21만평).유격훈련장(1만5천평)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른 이전 사업비는 총 3천4백여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방부가 당초 지난해 이전협의 승인 때 규모는 부지 1백90만평.건축연면적 4만평이었다.

그러나 전주시는 현 사단 규모( 35만평)에다 개발 이익을 감안해 부지 80만평.건축 연면적 3만평을 제시하다 6월 협상 때 부지 1백3만평.건축연면적 3만6천평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주시 계획안에 따른 사단 이전 사업비는 1천7백여억원인데 사단이 요구한 3천4백여억원과 무려 1천7백억원의 차이가 난다.

이와 관련, 사단 측은 "부대를 이전할 경우 현 부대 주변 훈련장 사용이 어려워 새 통합 훈련장 등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난해 8월 국방부의 이전협의 승인 때도 전주시가 1백90만평 제공 의사를 나타냈었다"고 말했다.

반면 소재연 전주시발전기획단 35사단 이전담당은 "35만평의 현 부지를 활용한 조달가능 사업비를 감안할 경우 사단의 1백79만평 요구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지속적으로 협의를 벌여 입장 차를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어디로 가나=35사단이 옮겨 갈 곳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완주.임실군 등 전주시 주변 지자체들은 유치위원회까지 구성, 부지 무상제공 등을 내세우며 유치활동을 펴고 있다.

전주시와 사단은 이전 후보지로 전주.완주.임실 등 7곳을 선정, 작전수행 여건과 교통여건 등을 따져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들 이전 후보지들에 대해 기밀사항이라며 입을 다물고 있지만 시중에는 이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김완주 전주시장은 "사단 이전 대상지라는 소문으로 주변의 땅값이 껑충 뛰고 그동안 놀리던 땅에도 나무 등을 심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장차 사단 이전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게 되므로 이전 협상을 하루빨리 마무리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 35사단 이전 추진 일지

▶ 91.6=전주시의회, 국방부에 사단이전 건의안

▶ 95.2=전북도의회, 국회에 이전촉구 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