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중심 수입관세 인하 확대|막대한 적자 내는 미국 입김 작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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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관세 및 무역일반 협정(GATT)의 회원국들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농산물 보조금·지적 소유권문제·섬유 교역 협정을 일괄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지금까지 자유 무역의 대상을 공산품 중심에서 농산물 등으로까지 확대시킨 세계 무역 체제의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GATT는 관세와 수출입 규제 등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헐고 자유 무역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2차 대전 후인 48년 발족된 국제경제 협정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 협정에 따라 실시된 케네디 라운드(64∼67년), 동경 라운드(73∼79년) 등은 수입품에 대한 관세인하에 초점이 맞춰졌고 그 대상은 공산품이었다.
그때까지 여러 나라의 자유무역 관심 대상은 공산품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80년 들어 금융 등 자본 수출입이 증가하고 농산물 교역이 늘면서 이 부문도 자유무역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이 주장은 공산품 수출이 퇴조하고 자본재 수출이 많고 막대한 무역적자를 농산물 부문에서 벌충하고자 하는 미국이 주도해왔다.
이에 따라 86년9월 우루과이에서 열린 90년대까지의 세계무역 질서의 기본 틀을 마련할 뉴 라운드(우루과이라운드)에 서비스·농산물 무역의 자유화·지적 소유권 보호 등을 포함시켜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서비스 무역 자유화와 지적 소유권 보호는 회원국간에 쉽게 의견접근이 이루어졌으나 농산물 문제는 각 국의 이해가 얽혀(특히 미국과 일본 및 유럽) 2년6개월을 끌어왔다.
따라서 농산물 보조금 축소를 규정한 이번 합의는 농산물의 완전한 자유무역을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한 발짝 접근한 것으로 회원국들에 앞으로 농산물 교역을 둘러싼 정책조정을 피할 수 없게 할 것으로 보인다. <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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