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에 레드카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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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1일(현지시간) 독일 뉘른베르크의 프랑켄경기장 밖에서 한 이란 출신 여성이 이스라엘 국기를 모자에 꽂고 웃고 있다. [뉘른베르크 AP=연합뉴스]

이란과 멕시코 간 경기가 열린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뉘른베르크의 프랑켄경기장 앞에서 12일(현지시간) 대규모 반(反)이란 시위가 벌어졌다고 디벨트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그동안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하고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없애겠다"고 발언한 데 대한 항의 집회였다. 독일에서는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것을 범죄 행위로 처벌하고 있다. 뉘른베르크는 제2차 세계대전 뒤 나치 전범재판이 열린 도시다.

'뉘른베르크 이스라엘 문화공동체(NIK)'가 주도한 이날 시위에는 독일 거주 유대인과 이란인 망명자, 독일.이스라엘 친선협회 관계자, 정치인 등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아마디네자드에게 레드카드를'이라는 전단이 곳곳에 뿌려졌다. NIK는 "오늘 시위는 이란 정부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이란 국민이나 축구팀과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석한 귄터 벡슈타인 바이에른주 내무장관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같은 범죄자는 독일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그는 외교관 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체포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란의 예선 첫 경기인 멕시코전을 관전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독일에서 이를 놓고 거센 논란이 일자 방문을 취소했다. 그를 대신해 모하메드 알리아바디 부통령 겸 체육부장관이 이란 정부를 대표해 이날 경기를 관전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독일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독일 유대인중앙회 사무총장인 슈테판 크라머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방문 계획에 대해 독일 정부는 분명한 입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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