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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돌이킬수 없는 파국”까지 언급…연말 대외관계 겨울잠 모드로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연말 기간 대내용 행사에 집중하며 남북 등 대외 관계에는 쉼표를 찍고 있다. 올해 1일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육성 신년사를 기점으로 외교의 큰 판을 벌였지만 연말엔 겨울잠 모드에 들어간 모양새다. 당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년째가 되는 17일을 앞두고 추모 분위기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지난 1일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 모습. 동해안 일대 어업 기지들을 시찰하고 있다. 약 2주만의 공개활동이었다. [연합뉴스]

북한 매체들이 지난 1일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 모습. 동해안 일대 어업 기지들을 시찰하고 있다. 약 2주만의 공개활동이었다. [연합뉴스]

 노동신문은 연일 김정일 추모 내용을 다양하게 게재했다. 16일자엔 평소 대외 및 남북관계를 다루는 지면인 6면에까지 “김정일 동지께서는 날씨를 길들이신다”는 찬양 내용을 실었다. 2015~2016년에는 중앙추모대회 개최를 생략하는 등 추모 행사는 해가 갈수록 조금씩 축소하고 있지만 '김정일 위인화'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다지기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도 무산된 현재 올해 남북 관계의 마침표는 26일로 예정된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 착공식이다. 북한 판문점역에서 행사가 진행되는만큼 행사 물품 반입을 위한 대북 제재 면제 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무리는 없을 것이란 게 정부 분위기다. 실제 공사 시작으로 직결되는 착공식이 아닌 ‘착수식’에 가깝다고 외교안보 부처 관계자들이 강조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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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경을 쓰는 대목은 북한의 차가운 태도다. 16일에도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남북관계를 놓고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군사적 대결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언급까지 했다.

지난 12일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철수 상호 검증에서 연출됐던 화해 모드와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북한이 발끈한 내용은 국방부가 지난 5일 개최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방예산 증액 및 공군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 함대공 미사일 SM-2 추가 구매 등을 결정한 대목이다. 이 회의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취임 후 처음 열린 것으로 주요 의제는 국방 분야 업무 성과 평가 및 내년 국방 운영 중점 보고였다.

북한은 회의 개최 후 열흘 이상이 지난 16일 “동족과의 군사적 대결을 추구하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회의에서 문제 해결을 ‘힘으로 담보해야 한다’느니 하는 호전적 발언들이 튀어나왔다”는 표현을 썼다. 이어 노동신문은 “남조선 군부가 지금처럼 (중략) 대결을 기도한다면 북남관계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없다”며 “우리의 동포애적 아량과 선의를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경두 국방장관(가운데)이 5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경두 국방장관(가운데)이 5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북한은 앞서 14일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체육회담에 대해서도 15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간략하게만 보도하는 등 냉랭한 태도를 취했다. 이 회담엔 남측에선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북측에선 원길우 체육성 부상(차관)이 수석대표로 나왔으며 2020년 도쿄 여름 올림픽 남북 공동 참여 및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유치 등이 주요 의제였다. 조선중앙통신 보도는 개최 사실과 참석자 명단, 의제만 언급하는데 그쳤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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