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은 위법인데 환영대회라니...3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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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노 대통령, 당 불협화 질책>
30일 청와대 당직자회의를 주재한 노태우 대통령은 최근 중평연기와 정호용 의원문제를 둘러싸고 터져 나온 여권 내 불협화를 지적하고 당직자들의 결속을 강조. ,
노 대통령은 『5공 청산과 관련, 특정인의 거론을 둘러싸고 각자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당을 위한 충정이라고 믿지만 단합에 금이 가거나 분열이 되어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 고 정의원이름을 직접 거명해가며 주의.
노 대통령은 『지난번 중평연기결단 이후에도 누구는 미리 알았고, 누구는 몰랐다는 얘기가 있으나 당총재의 결단이 밝혀지면 모두가 이것을 받아들여 결속해야하지 않겠느냐』 고 질책「
노 대통렴은 『어느 야당의 여론조사결과를 보니 지지도가 민정 27·3%, 민주 22·4%, 평민 18·5%, 공화 11·2%로 우리 당이 1등으로 부상한 만큼 당이 결속해 좀더 노력하자』 고 당부.
노 대통령은 이어 이날오후 서울번동에서 열린 영세민을 위한 영구임대주택건설기공식에 참석, 박승 건설장관· 고건 서울시장과 첫 삽을 뜬 후 『영구임대주택건설은 나의 공약사업인 만큼 차질 없이 추진토록 하라』 고 당부.

<방북책임론에 화살>
평민당 재야출신인 문동환·박영숙 부총재 등은 31일 기자실에 들러 30일 문익환씨의 책임론을 편 김영삼 민주당총재를 향해 일제히 포문.
박 부총재는 『김 민주총재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을뿐더러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며 『노무현 의원처럼 물러나고 싶을 지경』 이라고 흥분.
문씨의 실제 문 부총재는 『야당의 당수가 한사람의 사상을 비판하려면 최소한도는 알아보고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김 민주총재의 회견을 『어처구니없고 무책임한 내용』 이라고 비난.
그러나 문 부총재는 『민중통일을 추구하는 문 목사가 왜 김일성을 만났다고 보느냐』 는 질문에는 『통치자의 행위가 민중의 의사와 반할 때는 그러지 말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해명.
문 부총재는『그렇다면 왜 노 대통령은 만나려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우리형님은 만나자는 입장』 이라고 궁색한 답변

<부정기 회귀성 주장들>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31일 김영삼 민주당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문익환씨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부정기 회귀성을 가진 주장들이니 언제 또 뛰쳐나갈지 모른다』고 못미더운 표정.
김용채 총무는 『평민당은 우리가 민주당을 따라간다고 하는데 오히려 민주당이 따라온 것』이라고 생색을 냈는데 김 총재는 『3당공조체체가 안될 때는 민정당이 하고 싶은 대로 할 것』 이라며 총무직을 걸고 총재회담을 성사시키라고 지시.

<거기엔 무엇 하러 가나>
전민련이 문익환씨가 돌아올 때 환영행사를 베물기로 하고 야3당에도 초청장을 보냈으나 모두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연루되기를 꺼리는 눈치.
문씨 방북에 대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평민당의 김원기 총무는 『우리가 거기에 무엇 하러 참석하느냐』며 오히려 초청자체를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모습.
「문씨 책임 추궁」으로 입장을 정리한 민주당의 황병태 정책의장도 『이 시점에서 환영 대회를 여는 자체가 국민의 뜻과 부합되지 않을 뿐 아니라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고 주장.
김문원 공화당대변인도 『부질없는 짓』 이라고 일축하고 『법적으로 분명히 실정법위반인데 환영대회가 무슨 말이냐』며 『책임질 것은 의당 책임을 져야 한다』 고 강조.

<노 의원 설득 포기상태>
노무현 의원의 사퇴서를 철회시키기 위해 김영삼 총재가 직접 나서는 등 다양한 설득 작업을 펴온 민주당은 노 의원이 『사퇴 의사를 번복 않겠다』고 완강히 버티는 바람에 거의 포기상태로 기울어진 분위기.
3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끝까지 마음을 돌려보자』 고 의견을 모으고 이날 오후 김총재가 김재정 국회의장을 두 번째로 찾아 『시간을 좀더 달라』고 공식 요청했으나 이것도 체면치레용이라는 시각이 있을 만큼 체념상태.
노 의원은 자택과 친지의 집, 속리산·수안보 등 휴양지를 찾아다니고 있는데 얼굴이 너무 알려져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측근이 전언.

<불편한 것이야 당연>
백담사에 은거중인 이순자씨는 지난 26일 불교신문과의 회견을 통해 그동안의 모든 일이 자신들의 업보이며 나라가 하루 속히 안정되기 바란다고 피력.
조금 여위었으나 밝은 표정의 이씨는 백담사생활에 대해『불편한 것이야 당연하다』며『환경이란 상대적이어서 마음에 달렸더라. 불평의 노예가 되기보다는 환경에 적응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고 했다.
요즘 불경사경에 진력한다는 이씨는 『여기 오게된 것이 업보라고 하더라』며 『잘못을 자기 속에서 찾으려는 성찰의 기회를 갖게돼 오히려 은혜인 것 같다』 고 담담한 심경.
이씨는 기도와 관련, 『가장먼저 영가천도를 기원하고 다음으로 나라가 하루속히 안정되길 발원하고 개인적으로는 고3짜리 막내가 공부 잘 할 수 있기를 빈다』며 지난24일 자신의 생일에 막내아들이 보낸 카드를 보여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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