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황석영씨 일서 성명 남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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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방인철 특파원】 평양을 방문중인 작가 황석영씨는 지난18일 동경을 떠나 북경으로 향하면서 일본의 친구작가들에게 「북한을 방문하는 나의 입장에 대하여」 라는 제목의 장문의 성명을 평양도착 후 발표해달라고 맡긴 것으로 30일 밝혀졌다.
황씨의 친구라고 밝힌 일본문학가 「다카사키·소시」(고기종사· 진전숙대 교수)「이토·나리히코」 (이등성언·중앙대교수)씨는 30일 오후 동경 학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황씨가 이들에게 남긴 성명서를 발표했다.
황씨는 이 성명에서 18일 일본에서 북경을 거쳐 평양으로 떠난다고 밝히고『남한민중의 통일에 대한열망에 순종하여 북을 방문하게 됐다』 고 입북동기를 말했다.
그는 입북경위에 대해 『북조선 문학예술총동맹중앙위원회의 초청을 받았으며 중국정부로부터 비자를 받았다』 고 밝히고 『분단시대 남한의 작가로서 통일을 절실하게 바라고, 또 실천할 의무가 있어 북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한반도에서 같은 땅에 살면서도 서로 만나지 못하는 우리 대중의 편이며,미국에 반대하는 아시아 대중의 편이며, 헤어져 피눈물의 세월을 보내는 이산가족의 편』이라면서 『가까운 장래에 기필코 외세를 우리 땅에서 몰아내고 남과 북이 하나되는 구체적 현실을 우리 당대에 보고야말 것』 이라고 말했다.
황씨의 성명을 발표한「다카사키」 씨는 황씨가 한달 예정으로 북한과 만주에 있는 친척·친지들을 찾아보고 동경을 경유, 귀국 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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